전기연구원·워털루대학, 부산 기업에 ‘AI 확산’ 첫걸음
(주)대양볼트·태화정밀공업 대상
제조 현장에 AI 기술 도입 시작
불량률 감소 등 제조 혁신 기대
지난해 12월 체결된 한국전기연구원(KERI), 부산시, 캐나다 워털루대학 간 AI 공동연구 파트너십 협약. KERI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KERI 제공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과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워털루대학이 AI 기술을 활용한 부산지역 제조 혁신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수행한다.
21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부산시는 전기연구원과 부산시, 캐나다 워털루대학이 지난해 12월 체결한 ‘지역에서의 AI 저변 확대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 업무협약’의 후속조치로 올해부터 2개 기업(㈜대양볼트, 태화정밀공업㈜의 제조 현장에 AI 기술 도입을 시작한다.
자동차 부품·장비 생산 전문 업체인 ㈜대양볼트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고주파 열처리 AI 기술’이 적용·구축된다.
기존 사람이 행하던 고주파 열처리 과정은 유독가스 발생으로 인한 건강 문제, 고전압에 대한 감전 및 고열로 인한 화상 문제, 열처리 품질 확보의 불확실성, 작업 데이터 관리의 부재 등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올해부터는 사람 대신 협동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고, 현장의 열처리 변수(파라미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가 온도·주파수·전압·시간 등 상황에 따라 제품 경도의 최적화 열처리를 수행한다. 이번 AI 기술 도입에 따른 연간 기대효과는 제품 불량률 감소 및 검사 작업시간 단축 등 약 1억 7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 체결된 한국전기연구원(KERI), 부산시, 캐나다 워털루대학 간 AI 공동연구 파트너십 협약. KERI 제공
또한 태화정밀공업㈜에는 자동차 및 중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밀가공 공정라인에 ‘AI 공구관리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작업을 마친 후에야 제품의 불량을 인지하고 역으로 추적해 하여 공구 문제를 발견하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한 재료 및 시간 손실, 재작업(rework)에 따른 불량률·제조원가 상승, 생산성 하락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AI를 기반으로 공구의 상태를 사전에 진단하고 파손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생산라인에 적용함으로써 가공 공정에서의 품질 혁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생산 데이터를 축적해 공구의 수명까지 예지하고, 적절한 시기에 공구가 미리 교체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제조 AI를 통한 기대효과는 공구비·인건비·재작업비 절감 등 연간 약 2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앞서 전기연구원과 워털루대학은 ‘전기연구원-워털루대 창원인공지능연구센터’를 중심으로 2020년부터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을 통해 경남 창원 소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핵심 부품 고장 상태 진단’, ‘조립 지능화’, ‘제품별 최적 맞춤 가공’ 등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해온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기연구원과 부산시, 창원시가 제조 AI 사업의 혜택을 동남권 전반으로 넓혀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전기연구원 김종문 인공지능연구센터장은 “우리의 사업은 AI를 제조업에 응용해 기업의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제품의 품질 향상 및 현장의 안전·환경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올해 부산지역에서의 제조 AI의 대표 모델 공장이 될 2개 기업에 이어 점진적으로 AI의 적용범위, 수혜기업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