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퍼런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사고 예방 특허 내고 웃는 기업 '‘강남앤인코누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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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근로자 원격 안전 체크 시스템

부산 스타트업 ‘강남앤인코누스’가 개발한 ‘건설 keep me’ 시스템의 웨어러블 장비. 이 장비는 착용자의 신체 컨디션과 동선, 이동 속도 등을 원격에서 한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해 현장의 산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한다. 강남앤인코누스 제공 부산 스타트업 ‘강남앤인코누스’가 개발한 ‘건설 keep me’ 시스템의 웨어러블 장비. 이 장비는 착용자의 신체 컨디션과 동선, 이동 속도 등을 원격에서 한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해 현장의 산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한다. 강남앤인코누스 제공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건설 현장 등 산업계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사고 책임 소재와 처벌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법’이라며 과잉 입법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강남건설 자회사 ‘강남앤인코누스’

근로자 웨어러블 장비로 재해 예방

심장박동수부터 위험지역 알림까지

건설 현장서 근로자·사용자 ‘윈윈’

디지털 기술로 사고 막는 해법 주목


이 가운데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융합해 묘안을 내놓았다. 바로 향토 건설사인 강남건설이 만든 스타트업 ‘강남앤인코누스’가 그 주인공이다. ‘강남앤인코누스’는 올해 초 건설 현장의 산업재해를 미연예 방지할 수 있는 원격 시스템 ‘건설 keep me’의 특허 출원을 마쳤다.


‘건설 keep me’ 시스템은 건설 현장 구석구석에 AP 통신장비를 설치해 놓고 근로자에게 개별적으로 웨어러블 장비를 지급해 하나의 컨트롤타워에서 산업재해 관리를 원격으로 진행하는 개념이다.

스마트워치처럼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장비는 근로자 개개인의 블랙박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15초마다 근로자의 현재 위치와 동선, 이동속도, 혈중 산소포화도와 심장박동수, 체온까지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낸다.

관리자는 이 데이터를 통해 현장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건강 문제가 있는 작업자를 조기 퇴근을 시키거나, 고층 작업에서 배제시키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건설 자재 낙하 등 위험지역을 미리 지정해 두면, 근처를 지나가는 근로자에게 웨어러블 장비가 진동을 울려 주의를 주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중순 중대재해처벌법 이슈가 무르익자 발빠르게 개발에 나선 건 강남건설의 2세 경영인인 서정규 대표다. 그는 경영인에 앞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건축기사이기도 하다. 건설현장에서 수집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기술이 중대재해처벌법 논란 와중에 작은 해법이 되리라고 판단했다.

서 대표가 언급한 대표적인 건설현장 사고 중 하나는 여름철 일사병. 폭염 속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면 발 밑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건설 keep me’의 웨어러블 장비는 이 경우 근로자와 외부 작업온도까지 함께 측정해서 현재 상태를 ‘정상’ ‘주의’ ‘위험’ 3가지 상태로 파악해 사고를 막는다는 것. 광주 현대산업개발 현장 붕괴사고와 같이 근로자가 매몰이 된 경우 생존 확인과 정확한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강남앤인커누스’는 ‘건설 keep me’ 시스템 상용화가 올 6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상과 달리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현장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양산부산대병원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의 데이터 감수까지 마쳤다.

현재는 강남건설 근로자 11명을 대상으로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공사현장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테스트에 지난해 12월 1차 제작이 끝난 프로토 타입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서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보낸 시간만 25년 가까이 된다. 안전시설물 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와 근로자 개인 사고는 현장에서 구분돼야 한다”며 “‘건설 keep me’가 상용화되면 사용자는 사고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받을 수 있고, 근로자는 사고 예방과 정교한 안전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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