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노란 해바라기에 집착한 고흐, 도파민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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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안철우

프롤로그에 ‘그림과 호르몬이 한데 모여 춤을 추는 책’이라는 저자의 소개 글처럼, 이 책은 세계적인 명화와 우리 몸속의 호르몬에 관한 얘기를 담고 있다.

사람의 희로애락을 좌지우지하는 호르몬이지만, 말로는 전달하기가 쉽지 않고 알아듣기도 난해하다. 그래서 내분비내과 의사이자 그림 애호가인 저자는 ‘호르몬 미술관’의 ‘호르몬 도슨트’로 발 벗고 나섰다. 명화 해설과 호르몬 관련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 내 인생이 꼬였던 게(혹은 우울했던 게) 호르몬 때문이었구나”라는 깨달음에 이를지도 모른다.

예컨대 모나리자 부인은 눈썹이 없다. 그 이유가 16세기 유럽의 패션 유행이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저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한다. 이 증상은 중년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눈썹은 심하게 빠지며 눈두덩이 붓고 우울감이 생긴단다. 그러면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섭취하거나 견과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노란’ 해바라기에 집착한 고흐에게선 도파민 과잉을 의심하며,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감상하다가 멜라토닌 부족으로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읽어 낸다.

각 장의 부록에는 호르몬 균형을 되찾아주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진료 사례와 연구 결과에 근거해 세심하게 정리한 호르몬 처방전이다.

이 책을 통해 호르몬과 생로병사의 연결고리를 이해한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고 더 건강한 삶의 방편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안철우 지음/김영사/312쪽/1만 75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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