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악취 몸살 ‘영도 동삼해수천’ 생태하천으로 거듭날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물과 악취로 몸살을 앓던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이 생태 하천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발을 디뎠다. 수문을 활용해 해수천 가운데 쌓인 퇴적물과 고인 물을 밖으로 빼내 수질을 관리하는 방식이 도입되는 것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예산 46억 원을 투입해 동삼해수천 종합정비공사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동삼해수천은 2006년 영도구 동삼동 동삼혁신지구에 국비 6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약 2.2km 길이의 인공수로다. 동삼혁신지구와 기존 주택가 사이로 바닷물이 하천 형태로 흐르는 구조다.

구청, 46억 투입 정비공사 완료
물 가뒀다가 한쪽 수문 개방해
퇴적물·고인 물 빼내는 방식 도입

이번 공사의 핵심은 해수천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는 수문 건설이다. 해수천 중앙 1.2km 구간 양끝에 수문 두 개를 짓고 물때에 맞춰 열고 닫으면 유속이 상승해 오염된 물과 퇴적물을 바깥으로 흘려 보낼 수 있다. 밀물 때 양쪽 수문을 들어올려 물을 가두었다가 썰물 때 한쪽 수문만 내려 개방하면 유속이 5~10배가량 빨라지는 현상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느린 유속 탓에 사실상 ‘고인물’ 상태로 해수천 가운데 지점에 정체되어 있던 퇴적물이 오염과 악취의 원인으로 꼽혀왔다.

해수천 산책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비공사로 해수천의 고질적인 민원 사항으로 꼽혔던 악취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환경정비원 김기원(66) 씨는 “해수천에서 악취가 난다는 방문객이 많았는데, 수문이 생기고 냄새도 사라지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해수천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던 이 모(75) 씨도 “매일 운동하러 올 때마다 탁한 물이 눈에 밟혔다”며 “맑은 물이 흐르는 해수천이 더욱 쾌적한 장소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수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1~2달 이후 해수천에 수질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4등급(보통~약간 나쁨) 수준인 해수천 수질이 바닷물 수준인 2~3등급(약간 좋음~보통)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다.

영도구와 함께 동삼해수천의 수문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당분간 계절별로 수질과 오염원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을 실시해 효율적인 수문 운영에 필요한 지침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학수 책임연구원은 “수질 개선을 통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수문은 하류로 유입되는 오염물을 차단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에 바다에 접한 다른 하천에도 적용된다면 수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혜림·김동우 기자 hyerimsn@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