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대도하이젠, 수소버스 충전시설 확대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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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하이젠이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설치해 운영 중인 도심형 CNG+수소 복합충전소(왼쪽). 도경민 대도하이젠 대표가 시내버스에 수소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부울경 3개 지자체가 수소버스 보급 확대를 위해 초광역 협력에 나서면서 지역의 수소산업이 들뜨고 있다. 그러나 수소교통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확대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최근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부산 업체가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심형 CNG+수소 복합충전소
2019년 학장동에 국내 첫 건립
지난해 수소충전기 2대 추가 설치
정부 ‘민간자본보조사업’에 선정
부산 기업 ‘수소 동맹’에도 참여

부산의 수소산업 선도업체 대도하이젠은 수소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유지 보수하는 업체다. 지난 2008년 가스충전사업으로 시작해 이후 수소충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국내 첫 도심형 CNG+수소 복합충전소를 지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에는 수소충전기 1대로 운영되던 복합충전소에 수소충전기 2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로써 대도하이젠의 복합충전소는 하루 2t의 수소충전이 가능한 국내 최대 수소충전소로 발돋움했다.

현재 부산에는 수소버스(시내버스) 20대가 시내를 주행 중이다. 올봄에는 16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개인용 수소승용차인 넥쏘는 1300대가량 등록되어 있다. 버스는 매일 충전을 해야 하지만, 넥쏘는 주 1~2회 충전만으로도 일상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수소충전기 1개당 하루 충전 용량은 버스 60대, 넥쏘 300대까지 가능하다. 산술적으로는 수소충전기 3대를 갖춘 학장동 복합충전소만으로도 부산에 등록된 수소버스와 수소승용차의 충전에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산에서는 여전히 수소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충전 용량의 문제가 아니라, 충전소까지의 접근성의 문제다. 현재 부산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소는 사상구와 강서구에 각각 1곳씩, 총 2곳에 불과하다. 그렇다 보니 해운대구민이나 수영구민, 기장군민 등은 수소차 구매를 결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고작 차량 연료를 충전하기 위해 부산을 종으로 횡으로 가로지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도하이젠은 이처럼 열악한 부산 지역의 수소충전소 보급 상황을 개선하고자 올해 연말까지 도심 내 2곳에 새롭게 수소충전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충전소별로 3개의 충전기를 갖출 예정이다. 대도하이젠은 수소충전소 증설을 위해 최근 정부의 ‘2022년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 설치 민간자본보조사업’에 응모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해 선정된 사업자에게 ‘매칭’ 형식으로 충전소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에 42억 원을 지원하고, 업체는 18억 원을 자체 조달해 충전소를 짓게 된다.

대도하이젠은 지난해에도 해당 사업에 지원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학장동 복합충전소에 추가된 2대의 수소충전기가 바로 해당 사업의 도움으로 설치된 것이다. 당시 선정된 전국 16곳의 사업자 가운데 중소기업은 대도하이젠이 유일했다. 대도하이젠은 지난해 선정 노하우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2개의 사업에 대한 지원을 신청했다.

대도하이젠 도경민 대표는 “중소업체가 60억 원 이상 드는 수소충전소를 제힘만으로 짓는 것은 역부족이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신청한 2개 사업이 모두 이번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부산의 수소충전소 확대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만에 하나, 탈락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내년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며 수소충전소 설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게다가 수소충전소만큼이나 수소버스의 보급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수소버스를 운영하는 운송회사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회사가 버스 차량교체 시 수소버스를 선택하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도하이젠은 수소차량의 연료 충전뿐만 아니라 건축물에 사용되는 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의 공급을 수소로 대체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정 건물에 건물용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면 사용 전력의 10~20%를 수소연료로 대체할 수 있다. 이 경우 친환경 발전과 전력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대도하이젠은 이처럼 다양한 수소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부산 기업들의 ‘수소동맹’에도 참여했다. 수소동맹은 산·연·관 협력체계 구축과 수소산업 밸류 체인 조성,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결성된 단체다. 이들은 △수소산업 관련 전반적인 정보 공유 △수소 기업 간 가치사슬(Value Chain) 협력체계 구축 △네트워크 통한 수소산업 생태계 초석 마련 △수소 실증단지(클러스터) 조성 및 전문 인력 양성 등 지역 수소산업 육성에 함께 노력한다.

글·사진=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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