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유권자 지역, ‘이재명 텃밭’에서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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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9 한신협 공동기획 민심 르포] 인천·경기

지금 수도권의 표심은 한마디로 ‘오리무중’이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불리는 만큼, 유권자의 고민도 깊다.

당초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치를 때만 해도 경기도의 경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텃밭’으로 여겨졌다. 이 후보 역시 이 점을 큰 자랑거리로 내세웠고, 경기도 민심도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이 배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았다. 전체 유권자의 25.9%를 차지하는 경기는 이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경합지다.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수도권 민심은 이재명 후보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그 어느 쪽에도 큰 힘을 실어 주지 않고 있다. 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유세 현장 등지에서 만난 유권자들 상당수는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수원역에서 만난 33살 청년 유권자는 “아직 누굴 뽑을지 결정 못했다. 매일 후보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만 넘쳐나 정말 내키지 않는 선거”라고 꼬집었다.

특히 유권자들은 정책이 사라지고 ‘네거티브’만 판치는 이번 선거판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수원 권선동에서 만난 김 모(51) 씨는 “이번 대선처럼 비호감 후보만 나온 적은 처음이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할 때만 해도 일을 잘할 줄 알았는데 하는 발언마다 무지함을 드러냈고, 부인 법인카드 사용 등 자꾸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이 후보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인천 지역 역시 표심의 향방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지 후보를 겉으로 나타내지 않은 이른바 ‘샤이 지지층’의 움직임과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이 이번 선거전의 남은 변수라는 게 지역 정가의 설명이다.

인천은 대선 민심 바로미터로 불린다. 특히 지난 19대와 18대 대선에선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과 인천에서의 득표율 차가 각각 0.12%포인트(P), 0.02%P에 불과했다. 17대 대선에선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과 인천 득표율 격차가 0.55%P였다. 최근 3차례의 대선에서 이 같은 결과는 주요 정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역 유세에서 “인천에서 이기면 대통령이 된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배경이 된다.

인천 서구에 사는 직장인 최 모(37) 씨는 “대선 후보들의 안 좋은 점들이 쉽게 보이다 보니, 선택할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닌, 그나마 덜 싫은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했다.

경인일보=이현준 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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