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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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들이 26일(현지시간) 몰도바의 마야키우도브네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줄지은 차량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 4일째를 맞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피란’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열차나 자동차를 타거나 걸어서 인근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몰도바, 헝가리 국경을 넘었다.

15만 명 넘게 인근 국가로 탈출
낯선 피란민에게 아이 맡기기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서부 우크라이나 출신인 58세 여성 나탈리야 아블리예바 씨는 생면부지의 어린이 2명을 데리고 헝가리 국경으로 향했다. 국가총동원령으로 인해 출국이 금지된 다른 사람의 자녀를 데리고 피란길에 오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하다 피란한 프랭크 씨는 26일 연합뉴스에 “모든 사람이 어떻게든 국경을 넘으려고 난리”라면서 “거대한 혼돈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프랭크 씨는 “줄을 서 있는 동안 어린아이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폴란드 정부는 26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10만 명이 입국했다고 집계했다. 인근 국가까지 합하면 피란민 15만 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전쟁이 확대되면 피란민이 40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메디카 국경검문소 앞에서는 피란민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큰 배낭을 짊어진 한 남성은 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느냐는 연합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내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이만 피신시킨 채 다시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가는 여성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키예프에서는 격렬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지하실이나 지하철 역사 등에 피신해 있는 시민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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