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사항전 우크라이나, 외롭지 않은 '주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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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인 신혼 부부가 결혼한 지 하루만인 2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지키기 위한 시민 향토방위군에 입대하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키예프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인 신혼 부부가 결혼한 지 하루만인 2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지키기 위한 시민 향토방위군에 입대하며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키예프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야만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이 4일째를 맞고 있다. 수도 키예프와 제2 도시인 하리코프 등지에 대한 러시아군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민간인 64명을 포함해 198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엄청난 군사력 차이로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러시아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나라를 지키겠다”면서 해외에서 돌아온 지원병을 포함한 예비군들과 시민들의 눈물겨운 항전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예프에 있다”라는 영상을 통해 “우리는 여기 있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앞장섰다. 소총과 화염병을 손에 든 시민과 국가 수뇌부의 거센 항전 의지가 푸틴의 탱크를 막아 세우고 있다.


시민들 소총·화염병 들고 국가 사수

러시아 야만적 침략 결코 용납 못 해



러시아군의 포탄이 민가를 덮치면서 ‘국제 피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최소 15만 명 이상이 폴란드 등지로 탈출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피해를 입은 폴란드 시민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피난민에게 식료품과 기저귀, 옷 등 온정의 손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 자유진영 국민들도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을 응원하고 나섰다. SNS에는 “우크라이나인들로부터 용기를 배웠다”면서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국내 51개 도시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푸틴은 살인마’라는 반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구소련 세력권 부활을 위한 푸틴의 약소국 박해가 얼마나 명분 없는 행위인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세계 각국도 제재 강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 일부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한 데 이어, 러시아 중앙은행의 6430억 달러(한화 약 774조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외환보유고 접근도 제한했다. 이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로 ‘금융의 핵무기’로 비유돼 왔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체코 등은 우크라이나에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대전차 무기 등 무기와 연료를 제공하는 등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뒤늦게나마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겠다”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어느 국가도 병력을 파견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국민만 외로운 항쟁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7000km 떨어진 우리에게도 결코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열강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안보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무력으로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유린하고, 무고한 인명을 살해하는 호전적인 러시아의 침략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신냉전의 서막’으로 평가되는 이번 침공은 결국 전쟁국가 러시아의 침몰로 귀결될 것이다. ‘주권과 자유’를 위해 러시아군에 항전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푸틴의 도발은 어떤 경우에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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