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해놓고 거부” “권한 큰 쪽 책임” 감정 골 깊어지는 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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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8일 전북 고창군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까지 단일화에 실패했다. 이로써 두 후보 이름 옆 기표란은 빈 칸으로 남아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됐다. 다만 윤 후보 측이 여전히 단일화 여지를 남기면서 사전투표(오는 4~5일)와 대선 당일(9일)까지 극적 합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단일화 파국 ‘네 탓’ 공방 가열
이재명-윤석열 판세 영향 주목
야권 통합 요구는 여전히 높아
선거 전 ‘극적 합의’ 가능성도

다만 양측이 협상 과정을 두고 폭로전을 펼치는 등 감정 골이 깊어지면서 전망은 어둡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가 대선을 일주일여 앞두고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여 야권 단일화 무산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28일 전날 단일화 협상 경과 일지를 공개한 데 이어 윤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공을 들였음에도 안 후보 측의 거부로 결렬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대본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에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며 “더 이상 노력해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좀 의문이 있는 점은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 역시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저희가 다 수용했다. 그래서 합의문이 만들어졌는데 그쪽에서 거부했다”며 책임을 안 후보에게 돌렸다.

반면 안 후보는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에 비례한다. 권한이 많은 사람이 책임이 큰 것 아닌가”라며 윤 후보 탓으로 돌렸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역시 윤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단일화와 관련된 책임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다는 그런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단일화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지만 야권에서는 여전히 통합 요구가 나와 막판까지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권 본부장은 “야권통합 단일화의 끈을 저희가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국민의당 김근태 청년최고위원도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의 문을 열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는 4자 대결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초박빙이다. 리얼미터가 더팩트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에게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P)) 윤 후보 46.1%, 이 후보 41.0%였다.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5.1%P였다. 단일화 무산으로 인한 4자 구도 대선이 윤 후보보다는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다만 남은 기간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단일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힘든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달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윤 후보는 42.3%, 이 후보는 37.2%였다. 두 후보 지지율 격차는 5.1%P다.

그런데 윤 후보로 단일화하면 윤 후보 44.8%, 이 후보 40.4%로 양강 후보의 격차는 4.4%P로 줄었다.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존의 정치권 관측과는 다른 결과다. 한편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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