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퇴출당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데 따른 FIFA의 제재 조치다.

FIFA는 1일(한국시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국가대표와 클럽팀의 FIFA 주관 대회 참가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럽축구연맹(UEFA)와 공동으로 내린 조치다. 따라서 앞으로 러시아 대표팀이나 클럽팀의 국제 축구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전날 러시아의 국제대회 개최 금지와 국제경기에서 국가·국기·국가명 사용 금지에 이은 후속 징계이기도 하다.

“추가 공지 때까지 FIFA 주관 대회 러 대표팀·클럽팀 출전 불가”
UEFA와 공동으로 내린 조치

FIFA는 “축구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에서 영향받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징계로 러시아는 24일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는 24일 폴란드전에서 승리할 경우 스웨덴-체코 경기 승자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대결하거나 상대할 가능성이 있는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이미 ‘러시아와 경기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FIFA가 정치적인 이유로 회원국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한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유엔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 이후 28년 만이다. 인종차별 정책으로 1964년과 197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FIFA 대회 출전이 금지된 경우도 있다.

러시아는 또 7월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UEFA 여자선수권에도 출전할 수 없고, UEFA의 클럽 대항전인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한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역시 실격 처리된다. UEFA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과 2024년까지 맺은 연 4000만 유로(약 540억 원) 후원 계약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8일 집행위원회를 통해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여러 국제연맹이 러시아·벨라루스에서 예정된 대회를 취소하거나 장소 변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국제럭비연맹(IRFB)도 ‘러시아·벨라루스 퇴출’에 동참했다. 2023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러시아 개최권도 박탈했다. 유럽핸드볼연맹 역시 러시아·벨라루스 출전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대한컬링연맹도 친선·연습경기를 포함한 러시아와의 모든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결정？g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태권도 명예단증을 철회하고, 러시아·벨라루스 연맹 주최 대회를 불허하기로 했다. IOC도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 인사 3인에게 준 올림픽 훈장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