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담론 연대’로 윤 고립 작전 국힘 정권교체 결집 ‘자력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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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9대선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더불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막판 선거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들 ‘양강’ 후보로의 지지층 결집이 최대치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커 보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흡수, 또는 상대 후보로의 이탈 방지에 메시지의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이다.

최대 변수 야권 단일화 무산 따라
양강 후보, 막판선거 전략도 변화
이재명, 김동연과 연대 선언 성과
윤석열, 홍준표·유승민 원팀 유세

국민의힘은 “끈을 놓지 않겠다”며 막판 단일화 여지를 남기면서도 사실상 ‘자력 승리’로 캠페인의 무게추를 옮겼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 직후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자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전화해도 통화가 안 되고, 실무 협상이 부인당하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사실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단일화 결렬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할 때부터 이미 선대본부 내부적으로는 ‘단일화가 무산됐다’는 시각이 굳어졌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에 의한 단일화, 사실상 안 후보 지지층의 ‘사표 방지’ 투표를 촉구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 소속 의원들이 전날 발표한 결의문 내용도 이를 반영했다. 의원들은 결의문에는 “우리는 국민통합과 정권교체의 큰 뜻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 정치세력과 함께한다”며 윤 후보로의 결집을 촉구했다.

민주당 역시 단일화 무산의 빈틈을 파고드는 데 집중했다. 단일화 무산에 대한 국민의힘 책임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최근 거세게 밀어붙이는 ‘정치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안 후보 등 군소 후보들과의 ‘담론의 연대’라는 애드벌룬을 띄웠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회동해 통합정부, 정치개혁 등에 대한 정책 연대를 선언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이 시간에는 불가능하다. 사전 과정이 없는 담판은 3김시대나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대신 이 후보와 야권 후보의 연대에 대해서는 “정치공학적인 선거연대는 없지만, 담론의 연대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하는 이재명·안철수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정치개혁이라는 가치 공유 가능성을 거론하며 윤 후보 고립 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 본부장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 스님을 비롯한 사회·종교계 원로 인사들이 통합내각 구성과 개헌 추진 등을 제안한 것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늘 주장해 왔던 내용”이라면서 “우리가 정치개혁안을 내놓은 뒤 정의당 심상정 후보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공격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이처럼 단일화 무산이라는 변수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두 후보의 지지율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이·윤 후보의 오차범위 내 박빙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한국정당학회가 여론조사기관인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1월 19~25일 2100명, 지난달 17~24일 17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 2차 패널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3%포인트)에서 안 후보의 경우 1차 조사 지지층의 66.8%만 계속 지지했고, 나머지 16.7%는 윤 후보로, 7.9%는 이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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