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무차별 포격·공습… 남부 요충지 헤르손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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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를 맞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전진하다 연료 부족으로 멈춰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방송ITV는 미국 국방부를 인용해 64km에 이르는 러시아군 행렬이 연료와 식량 부족 때문에 진군을 멈췄다고 밝혔다. 이 행렬은 키이우 도심에 25km까지 접근했었다.

러시아군은 그러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를 집중 공격 중이며 이날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했다. 또 흑해와 가까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포위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키이우 25km까지 군 전진배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포위
외신 “민간인·군인 사망자 급증”
러 “우크라 핵 억제가 침공 이유”
미, 벨라루스 추가 제재안 발표

러, 민간인 학살 계속 ‘인도적 참사’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무려 15시간에 걸쳐 포격과 공습을 가해 ‘인도적 참사’ 수준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군이 수km 거리를 두고 도시 사방을 포위한 채 야포와 다연장 로켓, 항공기 등을 총동원해 시내 핵심시설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희생자 수를 세지 못했으나, 최소 수백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를 이어줄 수 있는 러시아군의 핵심 전략 지역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헤르손을 점령했다.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러시아군이 거리에 진입해 시의회 건물까지 뚫고 들어왔다고 시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를 점령한 것은 헤르손이 처음이다.

러시아군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양측의 인명 피해도 급격히 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일 처음으로 인명피해를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병사 498명이 숨졌고 우크라이나 병사는 287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일 러시아군을 최소 5840명 사살했다고 집계했다.

민간인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개전 이후 최소 민간인 2000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고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달 1일까지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만 227명이라고 밝혔다.



러 “3차 대전 일어나면 핵전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자체 핵무장을 위한 기술적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핵무기 보유 억제를 위해 군사작전을 벌였다며 또한번 침공을 정당화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경제제재에도 다양한 대응책으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 금융당국은 2일까지 사흘 연속 주식시장을 열지 않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루블화 매입 거래 외엔 다른 외환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루블화 가치 폭락과 인플레이션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이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군 지원의 핵심 수입원인 러시아 정유사를 대상으로 원유와 가스 추출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수출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 이사회도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벨라루스군 고위 관리 22명에 대해 EU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부과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준비하다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아 남오세티야 지역을 빼앗긴 조지아도 EU 가입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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