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與 때리기'…이준석 '정의당 자문위원' 자처해 참전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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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왼쪽)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 페이스북(오른쪽) 각각 캡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왼쪽)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 페이스북(오른쪽) 각각 캡처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당 때리기에 합세했다. 특히 자신들의 '임명장 남발 논란'을 비꼬면서 정의당이 만든 '선거대책본부 자문위원'이라는 직함까지 이 대표 스스로 먼저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류 의원은 3일 오후 페이스북에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이 기상천외한 전술을 펴고 있다"면서 "2030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훔치기 위한 수작"이라고 민주당 측을 비판했다. 이어 류 의원은 "정의당은 노동자의 정당이다. 제21대 국회 1호 법안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었고, 소속 국회의원 6명 중 5명이 노동조합 출신이다"라면서 "심상정 후보의 슬로건도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이다. 정의당이 여성만 대변한다고, 꼴페미 정당이라고 조롱하던 분들의 태세전환이 혼미하지만, 알아주셔서 고맙다"고 썼다.


또 류 의원은 "정의당은 분명히, 여성을 위한 정당이다"라면서 "박원순 시장의 황망한 비보에, 이어지는 웅장한 추모 행렬에, 쏟아지는 2차가해의 한복판에 가장 먼저 ‘피해자와의 연대’를 선언한 류호정은 정의당 국회의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메시지의 맥락을 무시한 채, ‘어떻게 감히 우리 시장님을’로 단결한 공격을 처절히 받아낸 류호정, 장혜영은 정의당 국회의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폭로가 불거질 당시 류 의원의 페이스북에 쏟아진 악성 댓글들도 함께 공개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오른쪽)와 류호정 의원이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심상정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오른쪽)와 류호정 의원이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열린 유세에서 심상정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류 의원은 "민주당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매도하고, 지지자들의 신상털이를 묵인할 때, 단호히 피해자 편에 섰던 정의당이다"라면서 "공석이 된 서울시장 자리를 심지어 당헌까지 고쳐 탐했던 민주당과 달리, 충격적인 성추행 사태에 책임지고 선거를 포기했던 정의당이다"라고 비교했다. 또 "이재명 후보가 씨리얼, 닷페이스에 비장히 출연씩이나 결단할 때,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를 당당히 10대 공약으로 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약속했다"고 썼다.


이어 류 의원은 "심상정은 노동자와 여성, 청년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더 권력 없는 시민을 위해 정치한다. 어제 토론에서는 ‘지워진 목소리’를 대신해 1분을 썼고, 오늘도 ‘지워진 사람들’을 만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상정은 당신이 필요로 할 때 당신을 찾아간다. 이재명은 자기가 필요할 때 당신을 찾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속지맙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같은 날 류 의원의 글을 공유하면서 "정의당은 페미니즘을 진정성 있게 하는 정당이 맞다. 심상정 후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이 확고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대표는 "민주당이 다급해지니 마타도어를 하는 것 같은데 이재명 후보는 여성의 신체를 훼손한다는 등의 욕설을 하고 흉기로 37회 사람을 난자한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등 인권에 대해서 무지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자문위원인 제가 보증한다"면서 지난달 말 정의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있었던 사안까지 연결시켰다. 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에게 선거운동 임명장을 보냈다며 류 의원이 사과를 촉구하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위한 임명장까지 만들어 공개한 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윤석열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윤석열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후보가 정의당 여영국 당 대표에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종교단체협력단 미래약속위원회 자문위원' 임명장을 문자로 보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인 예의와 도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몰상식 그 자체"라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사리 분별은 똑바로 하라"고 질타했다. 또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정의당에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임명장 남발로 시민들의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선대본이 정의당 여영국 대표에게 임명장을 보냈다"면서 "여영국 대표는 천주교 신자인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종교단체협력단에서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류 의원은 "국민의힘이 선을 세게 넘었지만, 정의당은 통합의 정치로 화답한다"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이름이 들어간 임명장 이미지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류 의원은 "정의당 선대본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성평등사회협력단' 자문위원으로 임명한다"며 "여성가족부 강화위원회에 배치할 테니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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