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해안 산불 피해, 전 국가적·국민적 지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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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의 주택들이 울진·삼척 대형 산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2리의 주택들이 울진·삼척 대형 산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겨울철 가뭄이 지속되면서 최근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6일까지 사흘째 불길이 확산한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강릉·동해시 등 동해안 일대의 피해 규모는 엄청나다. 이 지역에서는 6일 오후 1시 기준 1만 4200여ha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림 피해 면적은 서울의 4분의 1 정도, 여의도(290ha)의 49배에 이른다. 이번 산불 사태로 주민 7300여 명이 대피했고 주택 261채를 포함해 463개 시설물이 소실됐다고 한다. 동해안 산불의 조기 진화 노력과 함께 피해 주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울진 등 4개 지역 산림·재산 손실 막대

신속한 복구·봄철 산불 경각심 요구돼


소방청과 산림청에 따르면 올 1~2월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모두 2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건의 배에 달한다. 이는 올겨울 평균 강수량이 12.1㎜로 예년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전국 산림이 바싹 말라 있기 때문이다. 숲이나 들에 작은 불씨만 떨어져도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불쏘시개가 될 위험이 높은 게다. 6일까지 동해안 산불 진화에 헬기 89대와 인력 1만 6000여 명이 투입됐지만 불길이 제대로 잡히기는커녕 더욱 확산한 이유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산불 피해 면적과 규모를 키웠다. 산불은 보통 겨울보다 3~4월 봄철에 집중되는 만큼 앞으로도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부산·경남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28일 경남 합천군에서 일어난 산불은 인근 경북 고령군으로 번져 28시간 만에 겨우 잡혔다. 한낮에 산불이 발생했는데도 진화에 애를 먹는 바람에 두 지역 주민 525명이 대피해야만 했으며 피해 산림은 축구장 950개와 맞먹는 675ha나 됐다. 지난 2일 부산 금정구 아홉산에서 발생한 불의 경우 4, 6일 두 차례 잔불이 바람을 타고 재발화하면서 총 15ha의 산림을 태웠다. 산불은 막대한 환경·재산 손실을 낳기 마련이며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 산림청과 소방서, 지자체가 더욱 유기적으로 협력해 산불 방지와 초기 진화를 위한 비상체제를 철저히 구축해야 하겠다.

현재 동해안의 산불 피해 상황은 심각하다. 집이 전소돼 임시 주거시설에 머무는 인원만 1075명이다. 완전 진화가 늦어지면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서 정부가 6일 울진·삼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발빠른 조치를 환영한다. 대형 산불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역대 네 번째이자 2019년 4월 강원 동해안 산불 이후 2년 11개월여 만이다. 피해 복구와 주민들의 일상 복귀가 원활하도록 세부적인 재난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강릉·동해에 대한 추가 선포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모든 관심이 대통령선거에 쏠린 가운데서도 졸지에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를 돕고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아픔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이 애정을 갖고 실질적인 지원에 발벗고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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