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적재함서 난 불, 택시기사·고교생 승객 합심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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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의용소방대원 택시기사와 고교생들이 합심해 차량 화재를 진화한 현장. 경남소방본부 제공

최근 경북과 강원도 일원에서 대형산불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를 의용소방대원인 택시기사와 승객인 고교생들이 합세해 조기에 진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경남소방본부와 김해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8시께 김해시 삼방동 도로변을 운행하던 1t 트럭 적재함에서 불이 난 것을 택시기사 정성배(63·김해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원) 씨가 발견했다. 당시 정 씨는 택시를 운행중이었고, 택시에는 승객으로 김해 영운고등학교 2학년생 3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김해 도로변 운행 트럭서 화재
의용소방대원 택시기사·고교생
편의점 등 소화기로 조기 진화

부산에서 종이박스를 싣고 김해에서 이동 중이던 트럭이 갓길에 정차하자 정 씨는 곧바로 택시를 인근에 세우고 화재 진화에 나섰다. 트럭운전자와 정씨가 불이 붙은 박스를 치우며 불길을 잡으려 했지만, 불이 순식간에 다른 박스에 옮겨 붙으면서 불길이 급속도로 번졌다.

불이 쉽게 꺼지지 않자 택시에 탑승해 있던 고교생 김동현, 박준성, 박현성 군 등 3명도 진화에 합세했다. 택시에 있던 소화기로 화재 진화가 잘 되지 않자 이들 고교생은 소화기를 추가로 구하기 위해 인근 상가로 달렸다. 때마침 인근 편의점 등에 비치중이던 소화기 5대를 빌려 진화를 도왔다. 이날 해당 편의점 등에서 빌린 소화기는 지난해부터 소방청과 협약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비치한 소화기였다.

정 씨와 고교생들의 ‘합동 작전’에 화재는 10여분만에 조기 진화됐고 다행히 인명 피해도 없었다.

정성배 택시기사는 “평소 의용소방대에서 활동하며 받은 소방훈련을 통해 당황하지 않고 화재 진화에 나설 수 있었다”며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움직인 탑승객 학생들이 큰 힘이 되었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현 군 등 학생들은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면 누구라도 불을 끄려고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 소방본부는 감사의 뜻을 담아 의용소방대원과 학생들을 표창할 계획이다. 정태백 기자 jeong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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