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지층 최대 결집… 25년 만에 투표율 80%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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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최종 투표율, 투·개표 과정 등이 선거 결과에 못지않게 주목된다. 지난 4∼5일 사전투표 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최종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80%를 돌파할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직선제 개헌 후 처음 치러진 1987년 13대 대선 투표율은 89.2%에 달해 90%에 육박했다. 이후 1992년 14대 대선(81.9%), 1997년 15대 대선(80.7%), 2002년 16대 대선(70.8%), 2007년 17대 대선(63.0%)을 거치면서 투표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견인 예측
선관위 파행 진행 우려 해소 안 돼

그러다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진 2012년 18대 대선 때 투표율이 75.8%로 크게 올랐고, 탄핵 정국을 지나 조기에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 투표율은 77.2%였다. 19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이 26.06%로 이번 대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는 점에서 9일 최종 투표율이 80%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모두 지지층이 최대로 결집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분산 투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을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지역주의 투표성향 때문에 ‘지역별 투표율’에도 눈길이 쏠린다. 사전투표만 놓고 보면 민주당 우세 지역인 전남은 51.45%에 달한 반면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은 41.02%에 그쳐 여당 지지층의 결집도가 높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투표에서의 지역색이 많이 옅어진 데다, 영남지역 유권자들이 본투표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연령별 투표율, 그중에서도 2030세대의 투표율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2030세대는 역대 대선에서 처음으로 보수 성향 후보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율과 함께 투·개표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에 대한 분리투표가 사전투표 기간에 이뤄졌지만 엄청난 혼란과 파행을 불렀다. 본투표에는 확진자가 더많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데 역대 선거 사상 처음으로 별도의 투표시간(오후 6시~7시 30분)을 할애했다.

일반 유권자와 확진·격리자의 동선을 분리하기 위한 조치인데 현행법에 따르면 일반 유권자는 마감 시각인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입장하기만 하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혼선이 우려된다. 더욱이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지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계획한 대로 오후 7시 30분까지 확진·격리자 투표를 종료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중앙선관위는 본투표 때는 전국에 사전투표보다 4배 많은 1만 4464곳의 투표소가 설치되기 때문에 인원이 분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관위의 이런 절차 때문에 본격적인 개표는 이날 밤늦게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에는 투표종료 직후 30여 분의 준비를 거쳐 오후 8시에는 개표가 시작될 것으로 보았으나 투표가 지연될 경우 전체적으로 개표가 밀릴 수 있다. 특히 유력 후보들의 초반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으면 당선인 결정이 다음날 새벽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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