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학습효과?… ‘확진자 대혼선’ 사라진 본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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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투표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9일 부산 부산진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들이 방호복을 입은 투표사무원들의 안내를 받고 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일 오후 6시부터 치러진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는 사전투표 때와는 달리 별다른 혼선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았던 데다 부산의 경우 사전투표 때보다 4.5배가량 많은 투표소에서 확진·격리자가 투표할 수 있어 분산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선관위가 뒤늦게나마 확진자들도 기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할 수 있게 지침을 바꿔 이에 대한 항의나 소란도 없었다.


부산 투표소 4.5배 늘어 분산효과
“사람들 크게 몰리지 않아 놀랐다”
예상보다 한산한 분위기 속 투표
기표용지 직접 투표함 투입 가능
큰 항의·소란 없이 선거권 행사
외출 가능 시간 잘못 안내 소동도

9일 해운대구 중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는 오후 6시가 다가오자 확진자 10여 명이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투표가 시작되자 대기 줄에서 5명씩 불러 복지센터 1층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20분이 지나자 더 이상 기다리는 확진자도 없어 한산했다.

해운대구청 5층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도 차분히 확진자 투표가 진행됐다. 이곳에서 투표를 마친 권정일(82) 씨는 “사전투표 때처럼 확진자 투표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강민성(45) 씨는 “코로나에 걸려도 당연히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면서 “다만 신분증을 1층과 5층에서 두 번이나 확인하는 게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를 진행한 해운대구청 직원 나진규 씨는 “별 문제 없이 투표가 진행돼 다행”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책임 의식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수영구 팔도시장 내 수영새마을금고 투표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투표소를 찾은 확진·격리 유권자는 20여 명이 채 안됐다. 오후 6시 30분께 투표를 마친 주부 박 모(34·부산 수영구 수영동) 씨는 “투표일 당일에 확진 판정을 받아 6시 이후 투표소를 찾았다”며 “붐빌 줄 알았는데 투표소 안에 투표자가 아무도 없어 한산했다”고 말했다.

투표소 선거사무원 박 모(50) 씨는 “사전투표 때 유권자가 분산돼 오늘은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10여 명으로 적다”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여유롭게 진행된 투표에 시장 상인들도 한숨을 돌렸다.

투표소 인근에서 빵가게를 운영하는 문해숙(56) 씨는 “사전투표 때는 시장을 확진자들이 꽉 채워 감염될까 불안했는데 정작 본투표일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도 확진·격리자 투표는 한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투표 가능시간인 오후 6시가 되자 10명 남짓한 확진·격리자가 한꺼번에 투표소를 찾은 것 외에는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확진·격리자가 9일 오후 5시 50분부터 외출이 가능한데도, 오후 5시부터 나갈 수 있다고 안내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도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들은 선거권 행사를 위해 오후 5시부터 한시적 외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지난 8일 오후 7시 38분 시민들에게 발송했다가 30여 분 뒤인 오후 8시 16분에 한시적 외출 가능 시간을 오후 5시 50분으로 정정해 다시 재난 문자를 보냈다.

이처럼 외출 가능 시간을 잘못 알려준 행정 착오는 천안시, 공주시, 청주시, 괴산군, 단양군, 구례군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영·김성현·변은샘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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