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발표→개표에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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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당선 결과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지됐다. 그러나 예상 밖의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 상황에 양측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과 의원들은 이날 오후 7시께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상황실에 들어설 당시만 해도 굳은 표정이었다. 깜깜이 기간 직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 3사(KBS·MBC·SBS)와 JTBC 출구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나오면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합 우세’를 내다보면서도 막상 장담하지는 못했던 선대위 관계자들은 실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나자 안도한 것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 양당 서로 희비 엇갈려
민주, 개표 초반 고무… 자정 지나 초조
국힘, 처음엔 당혹… 역전하자 환호성

유세 현장에서 둔기 피습을 당해 머리에 붕대를 감고 나온 송영길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눈물을 보였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저희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접전으로 나와서 새벽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개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크게 고무됐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들과 의원들 역시 옅은 미소를 띠고 박수를 치며 “가자 가자!”라고 말했다. 반면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선거 개표 상황실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그간 10%포인트(P) 안팎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출구조사 결과는 여전히 초박빙으로 나오면서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저희 생각보다 좀 작은 차이 아닌가 다소 의외”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측 후보의 자택 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에게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도 선거 결과가 예측불허로 흘러가면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자정을 넘어서도 자택에서 대기했다.

그러나 오후 8시 이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양 당의 표정은 다시 엇갈렸다. 사전투표를 중심으로 개표가 진행되던 초반엔 이 후보가 5% 이상 앞서갔지만, 점차 격차가 좁혀져 자정을 지날 무렵에는 1% 미만의 초박빙 승부로 진행됐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표 차이가 좁혀 드는 모습을 초조하게 지켜본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자정 이후 다시 개표 상황실에 모여들어 0시 32분 역전하는 모습을 다같이 지켜보며 환호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방송국이 이 후보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사전투표 보정을 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며 “윤 후보가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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