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가수에게 한 번 더 기회 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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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시즌2’ 윤현준 CP

“무명가수전은 중의적 의미가 있어요. 유명도와 상관없이 공정하게 싸우는 걸 말하죠.”

최근 막을 내린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시즌2’의 윤현준 CP(책임 PD)는 이렇게 말했다. 이름 대신 번호로 출연자를 부르는 탓에 방송이 끝난 날이면 온라인엔 ‘33번 (김기태)’ ‘7번 (김소연)’ 등 참가자의 번호가 떠들썩하곤 했다. 윤 CP는 “무대에 서고 싶은 가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초심을 생각하며 연출했다”고 밝혔다.


숨은 실력자 찾기보다는
무대 서고 싶은 가수에 무게
음주운전 한동근 출연 논란
심사위원에게 판단 맡겨

방송 부제는 ‘무명가수전’. 앨범을 하나라도 낸 기성 가수여야 경연에 참여할 수 있다. 2020년 연말 첫 방송된 시즌1은 톱3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 등을 배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인기 포맷의 방송이 2년 만에 돌아온 데다 ‘투유프로젝트-슈가맨’ ‘효리네 민박’ ‘한끼줍쇼’ 등 인기 예능을 여럿 선보인 윤 CP가 총연출을 맡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번 시즌에는 가수 리사, 리아, 모세, 그룹 울랄라세션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이들이 대거 출연했다. 일각에선 ‘무명’(無名)이 아닌 ‘유명’(有名) 가수 오디션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윤 CP는 “예심을 보면서 ‘유명하니 감점’이라며 탈락시킬 수 없었다”면서 “딜레마가 될 수 있겠지만, 결국 프로그램을 끌어가는 힘이 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윤 CP는 “이번 시즌에서 새로운 얼굴이 발굴되지 않았다는 의견엔 일정 부분 동의하기 어렵다”며 “싱어게인은 ‘K팝스타’나 ‘슈퍼스타K’가 아니”라고 말했다. 얼굴이 안 알려진 숨은 실력자를 찾기보단 기성 가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걸 중심에 뒀다고 덧붙인다.

이번 시즌은 유명세만큼이나 방송 도중 자막과 통편집·출연자 논란에 연이어 시달리기도 했다. 민머리 출연자 등장 화면에 ‘헤어’를 강조한 자막을 넣어 시청자 의견이 엇갈렸고, 방송 초반 일부 참가자를 통편집해 문제가 됐다.

또 2018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한동근의 출연을 두고도 시청자의 비판이 쏟아졌다. 윤 CP는 “자막을 잘 걸러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사과하면서도 “통편집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다음 시즌을 한다면 덜 하는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동근 출연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참가자가 아닌데 떨어트리는 게 맞나 생각했다”면서 “심사위원에게 판단을 맡겨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종종 과한 서사라는 지적을 받은 것도 알고 있어요. 시청자 반응은 이해하지만, 출연자의 정체성을 전하려면 꼭 필요한 장면들이었죠. 대신 최대한 담백하게 전달하려고 했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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