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족함 탓하시라” 자책했지만 재등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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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에서 최소 득표 차로 석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0일 선대위 해단식을 통해 “차기 정부가 국민을 보살피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평가받는 성공한 정부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이 부족한 후보에 있다”며 “선대위 그리고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 이재명의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분들에 대해서는 격려해 주시고 칭찬해 주시길 바란다. 제 진심이다”고 밝혔다.

“정치 끝내기엔 아직 젊다” 여운
재충전 뒤 재기 모색 전망 우세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도 “(당선된)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선거 패배에 승복하고, 당내 책임 공방을 떠안으려는 메시지 발신으로 읽힌다. 이 후보의 대권 도전 실패를 두고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 후보는 11개월 전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부동산 민심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불리한 구도 속에서 선거전을 시작했다. 출사표를 내민 이래 정권 교체 여론은 줄곧 55%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거듭 사과했지만, 민심을 완전히 돌리지 못했다. ‘대장동 의혹’과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 등 신상 리스크도 악재로 작용했다.

패장이 된 이 후보는 당분간 ‘여의도’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주변에서는 그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정치적 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기류가 더 많다. 이 후보도 유세(4일)에서 “저는 정치를 끝내기에는 아직 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특히 정권교체 여론에도 불구, 근소한 범위까지 따라잡으면서 차기를 도모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172석의 거대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생각보다 빨리 다시 등판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물론 국회 경험이 없는 비주류 출신으로서 당내 기반이 취약한 만큼, 당 복귀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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