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저는 성별 갈라치기 한 적 없다"
이준석 젠더전략 놓고 복잡해진 국힘 속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한 뒤 주먹을 쥐어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저는 성별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고 10일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예상보다 근소한 차이로 이겨 일각에서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전략이 주효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결하겠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당선인은 "글쎄, 저는 어제 투표 결과를 보고 다 잊어버렸다"며 "저는 젠더·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 다만 남녀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이제 어느 정도 우리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것(성별 갈라치기) 없으니까 오해하지 말고, 오히려 저는 그렇게 하는 게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왔다"며 "그것이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식으로 오해도 받고 공격도 받았지만. 남녀 성별을 갈라치기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종득표율 0.73% 차이의 초접전으로 승리한 탓에 정권교체를 이루고도 속내가 복잡해졌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체 여론조사도 그렇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이렇게 박빙 흐름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기 때문에 출구조사를 보고 좀 충격받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석 선대본부 대변인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가 많은 차이로 이길 거라고 많이 말씀하셨는데, 너무 차이가 많이 나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와 다들 놀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준석 대표의 젠더 관련 선거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남성들이 윤 당선인을 지지했으나 20대 여성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결집했고, 30대 남녀에서도 이와 비슷한 투표 양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가 선거 막판에 "여성은 온라인에서만 조직적이고 실제 투표 의향은 남성보다 낮다"고 발언한 것이 20대 여성을 자극해 역효과를 불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페이스북 등에는 그를 옹호하는 글과 비난하는 글이 함께 쏟아지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는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인 상황에서 쉽게 이겼을 수도 있는 선거를 젠더 갈라치기 전략으로 억지로 이기게 만들었다', '이준석을 내치면 2030남성들을 내치는 것이니 잘 판단하라'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젠더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패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 개인적으론 조금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어쨌든 젊은 여성, 20대 특히 30대 초반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부드럽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