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민주당 입당’ 열풍… ‘지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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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더불어민주당에 때아닌 ‘순풍’이 분다. 무거운 당내 분위기 속 전국 각지에서 2030여성의 ‘입당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윙 스테이트’ 부산에서도 이례적으로 입당 신청이 급증해 오는 지방선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11일 2200명… 대다수가 권리 당원
보수 대세론 반전 흐름 형성하면‘해볼 만’

13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대선이 끝난 직후인 10~11일 이틀간 모두 2200여 명이 입당을 신청했다. 신청자 대다수가 매달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이다. 시당 관계자는 “온라인 신청이 대부분이며, 분석을 해 봐야 알겠지만 신청자 다수가 2030세대 여성”이라면서 “아직 집계되지 않은 지난 주말에도 입당 신청과 문의가 줄이었다. 입당 신청은 많아야 하루 10명 내외인데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부산과 함께 서울시당도 이 기간 온라인 입당자가 무려 1만 10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당은 “(입당자 중)여성이 80%에 육박하고, 특히 2030세대 여성이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역대 최소 격차로 낙선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격려의 움직임으로 본다. 대선 레이스 막바지 이 후보 쪽으로 결집한 2030여성이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 후보와 민주당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보냈다는 것이다. 6월 지방선거를 이끌 비대위에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 박지현(26)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은 이 같은 움직임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보수 대세론’에 맞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은 국민의힘도 사실상 목표치에 다소 못 미치는 대선 득표율(58.25%)을 기록해 ‘투표 쏠림’이 없는 주요 경합지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에 최근 2030여성의 표심까지 결집하면 지방선거도 해볼 만한 대결로 판단한다. 부산시의회 김부민(사상1), 박성윤(영도2) 의원 등 일부 현역은 조기 사퇴까지 불사하며 배수의 진을 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한 구청장 출마자는 “스윙보터 젊은 층의 이동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타 세대 지지층 결집까지 유도할 수 있다”면서 “대선 승리로 공천 경쟁이 더욱 과열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잡음이 터져 나올 수도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지방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입당 열풍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입당은 아쉬운 대선 패배로 인해 기존 지지자들이 한 발짝 더 가까이서 응원하겠다는 의미로, 단기간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라면서 “추가 변수가 이어지지 않는 한 대선 직후 패배감이나 후유증을 이겨낼 동력 이상의 효과를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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