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자가검사키트, 도시철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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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도시철도 승강장 쓰레기통 위에 ‘코로나19 진단키트 투기 금지’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부산도시철도 역사 쓰레기통에서 누군가가 사용한 뒤 버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잇따라 발견돼 감염 불안감이 높아진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양성 결과의 진단키트는 밀봉해 가까운 선별진료소에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역사 청소 노동자, 감염 불안감
“밀봉해 선별진료소서 폐기를”

최근 부산도시철도 1호선 명륜역, 부전역, 부산역, 중앙역 등 일부 역사 화장실과 승강장 쓰레기통에 이 같은 안내문이 나붙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 업무를 맡은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주) 박봉수 과장은 “이달 초 부산대병원과 인접한 토성역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가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키트를 발견했다”며 “양성 판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도시철도 이용객과 환경미화원 안전을 고려해 키트가 발견된 역사 곳곳에 키트 투기 금지 안내문을 붙였다”고 밝혔다.

청소노동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한다. 명륜역 청소노동자 이건수(54) 씨는 “간혹 사용한 자가검사키트가 발견되는데, 혹여나 일하다가 코로나19에 전염될까 봐 무서워 담당자에게 적절하게 조치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중앙역에서 일하는 한 청소노동자도 “최근 자가진단키트가 지속적으로 발견돼, 쓰레기 분리수거 과정에서 소독약을 충분히 사용하라고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발표된 환경부 ‘코로나19 폐기물 안전관리 특별대책 지침’에 따르면 자가검사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경우 비닐로 밀봉한 다음 선별진료소 등에 제출해 의료폐기물로 버려야 한다.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키트에 동봉된 비닐에 담아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성으로 판정된 자가검사키트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에 버리는 행위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는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 판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30%에 불과하다”며 “양성은 물론 음성 판정 키트도 가급적 다중이용시설에 버리지 말아야 하며, 버리더라도 꼭 밀봉해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양성은 물론 음성 결과가 나온 자가검사키트도 역사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사용한 자가검사키트를 버리면 이용객과 청소노동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손혜림·김동우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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