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5세 이상 미혼 여성, ‘사회적 난자 냉동’ 고려해 볼 만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세화병원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 부부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난임은 의학적으로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시도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7쌍의 부부 중 1쌍이 이러한 문제를 겪으며, 약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남성의 경우 정자 생성기능이 떨어지거나 배출이 어려울 때 난임의 가능성이 커지며, 여성의 경우는 난관이 막혀있거나 배란 장애가 있는 경우 그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최근에는 초혼 연령의 증가와 맞물려 난소기능의 저하가 난임의 주요한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녀 모두 미래의 임신 및 출산을 위해 가임력 보존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임력 보존은 크게 체외수정시술 후 수정란 냉동, 정자 및 난자 냉동, 난소조직 냉동으로 나뉜다. 미혼의 경우 주로 정자와 난자를 냉동하게 된다.
여성은 출생 시 평생 배란되는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 나이가 증가하면서 난자의 수가 줄어들고, 난자를 모두 소진하면 폐경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만 35세 이후 빠른 속도로 난자의 수와 질이 떨어지게 돼 임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난자 냉동은 가임력 보존의 한 가지 방법으로, 미혼 여성 암환자의 항암치료 전 가임력 보존 방법으로 먼저 소개 되었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개인적인 이유나 사회적인 이유로 임신 및 출산을 미루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해서도 시행한다. 이를 ‘사회적 난자 냉동(Social egg freezing)’이라 한다.
세화병원 유지희 병원장은 “사회적 난자 냉동은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있는 만 35세 이상 여성들이 고려해 볼 만 하다”며 “35세 미만 여성이라도 난소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을 때에는 난소의 기능이 같은 연령대 다른 여성에 비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검사를 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생리가 규칙적인 여성은 생리 시작일 기준 2~3일째에 병원에 내원하면, 난자냉동을 위해 필요한 난소 예비력 검사와 난자 냉동 시술을 동시에 시작할 수 있다. 난소 예비력 검사는 질초음파 검사 및 호르몬 검사, 난소 나이 검사로 잘 알려져 있는 항뮬러관 호르몬 검사(AMH)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난자 냉동은 수술적 필요 없이 일반적인 체외수정시술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된다. 난소 과자극을 통해 생리 한 주기에 여러 개의 난자를 동결하는데, 생리 시작일 기준 2~3일째부터 과배란 유도 주사를 7일~10일 정도 투여해 난자를 채취한 뒤 동결을 시행할 수 있다.
유 부원장은 “난자 냉동으로 인한 임신 가능성은 여성의 나이와 얼릴 수 있는 난자 개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난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시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