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암 발병률 37.9%… 생존율, □ □ □ □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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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암 예방의 날’

암은 여전히 두려운 질환으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관건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료진이 암 검진을 받으려는 내원객에게 MRI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로 나타났다. 남성은 5명 중 2명(39.9%), 여성은 3명 중 1명(35.8%)에게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은 폐암(15.2%), 위암(14.7%), 대장암(12.8%), 전립선암(12.5%) 순으로 많이 걸렸고, 여성은 유방암(20.6%), 갑상선암(19.2%), 대장암(9.9%), 위암(8.1%) 순으로 발병 빈도가 높았다. 항암 표준치료법의 발달로 과거처럼 암에 걸렸다는 것이 곧 ‘사형선고’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암은 여전히 두려운 질환으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관건이다. 오는 21일 ‘암 예방의 날’을 앞두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예방건강증진센터의 도움을 받아 암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검진 수칙에 대해 알아봤다.

남성 폐암·여성 유방암 최다 발생
조기 발견이 생존율 높이는 관건
질병 주기 맞춰 건강검진 받아야
균형 잡힌 식습관·운동으로 예방을


위염·용종 등 선행병변 잘 살펴야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 내시경을 통한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잘 되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40세부터 2년 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검사에서 위암의 선행병변으로 생각되는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위장 점막이 염증으로 인해 손상되었다가 회복되기를 반복하면서 장 점막처럼 변한 것)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 검사를 더 자주 해야 한다. 위암의 검진 방법으로는 위내시경검사와 위장조영검사가 있다. 내시경검사는 다소 불편한 검사이기는 하지만 병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장조영검사는 내시경검사보다 불편감이 적을 수 있지만 이상소견이 관찰되면 다시 내시경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대장암도 내시경검사를 통한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검진을 통해 용종을 발견해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부터 5년 정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60세 이전에 대장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경우 그 가족이 대장암을 진단받은 나이보다 10년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게 좋다.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을 제거한 경우, 그 조직검사 결과, 크기, 개수 등에 따라 다음 검사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간암 검사는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증 등을 가지고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반드시 시행하는 것이 좋다. 보통 초음파 검사와 혈액 내 알파태아단백을 측정하며 6개월 간격으로 받는다.

폐암은 40세 이상의 남성으로, 상당한 흡연력이 있고,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히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는 조기진단의 효과가 낮은 만큼 방사선 노출이 매우 적은 저선량 폐 CT검사를 2년마다 받는 것이 좋다.



일찍 챙겨야 하는 여성 암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전문가들은 30세 이후 매월 유방자가검진,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의 진찰,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의사의 임상 진찰 및 유방촬영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검진은 거울을 보면서 유방의 모양과 윤곽을 관찰하고 멍울이 만져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방촬영검사는 유방을 위아래로, 그리고 양옆으로 누르면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검사로 종양이 있는 경우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은 치밀 유방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유방 자체가 하얗게 사진에서 보이게 돼 실제 종양이 있더라도 유방촬영검사에서 잘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유방촬영검사에서 치밀 유방 소견이 있는 경우 유방초음파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성경험이 있는 모든 성인여성을 대상으로 1년 주기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현재 정부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20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2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난소암은 전체 여성 암 발생의 2.4%를 차지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암이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 난소암 검진을 위한 초음파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에서 4번째로 흔한 암이다. 배뇨가 힘들고, 자주 마려운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 증상만으로는 중년 이후에 흔히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과 구별이 어려운 편이다. 50세 이상 남자들은 매년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경우에 따라 전립선 초음파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조기 발견 생존율 높이고 합병증 예방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대 암에 대해 국가암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위암은 만 40세 이상(2년 주기), 유방암은 40세 이상 여성(2년), 대장암(대변검사)은 50세 이상(1년), 자궁경부암은 20세 이상 여성(2년), 간암은 40세 이상자 중 고위험군(해당연도 전 2년간 간경변증, 만성 간질환 환자 또는 과거년도에 일반건강검진의 B형 간염표면항원 검사 등 또는 C형 간염항체 검사 결과가 양성인 자·6개월), 폐암은 54~74세 고위험군(해당연도 전 2년 내 일반건강검진 문진표상 현재 흡연자 중 30갑년 이상인 자·2년)이 받을 수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예방건강증진센터 최현욱 센터장은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를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강 검진은 암을 조기에 발견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없더라도 개별 상황에 맞는 맞춤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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