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 대선 후 아파트 매물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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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부산의 아파트 매물(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 폭의 감소세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주변에서 선거 이후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해 가격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향으로 보고 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부산의 아파트 매물은 3만 3586건으로, 대선이 있던 9일(3만 5339건)과 비교해 1753건(5.0%)이 줄었다. 부산의 16개 구·군 모두가 감소했다.

14일 현재 부산 매물 3만 3586건
투표일 9일보다 1753건 감소
양도세 중과 유예 등 공약 영향
기대감 팽배, 당분간 관망 분위기


구·군별로 살펴보면 사상구가 1891→1747건으로 7.7% 감소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금정구는 2358→2223건으로 5.8%, 해운대구는 4142→3912건으로 5.6% 각각 줄었다.

부산진구는 4036→3812건으로 5.6%, 남구는 2507→2381건으로 5.1%, 동래구는 3117→2979건으로 4.5% 줄었다. 감소율이 가장 적은 곳은 중구로 158→153건으로 3.2%가 줄었다. 중구는 원도심 지역이어서 매물 자체가 적다.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도 매물 감소가 발생했다. 제주도가 10.8%로 가장 많이 줄었고 서울은 3.2% 감소했다. 울산은 1만 2097→1만 1487건으로 5.1%, 경남은 2만 4233→2만 2907건으로 5.5% 각각 감소했다.

물론 아파트 매물은 매매거래가 성사되면 줄어든다. 그러나 대선 후 5일만에 이처럼 꽤 많은 물량이 줄어든 것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경우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해운대구 좌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체 대표는 “대선 후 내놓았던 매물을 회수한다든가 하는 것은 우리 쪽에서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싸게 내놓는 급매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선거가 끝나자 주변 사람들이 ‘조금만 버티면 양도세도 줄고 대출도 완화되는 등 부동산 분위기가 사자 쪽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며 “지금 파느니 가지고 있자 하는 ‘역관망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세가 살아나려면 대출규제가 풀려야 한다”며 “현재는 아직 아무 것도 현실화된 것 없이 기대심리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윤 당선인이 취임 때까지는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공약에서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까지 올리고 생애최초주택 구매가 아닌 경우는 지역에 구분없이 70%로 단일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다주택자에게는 LTV 상한을 주택수에 따라 40%, 30%로 차등화한다.

양도세의 경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배제하고 취득세는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 면제하거나 1% 단일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이 모두 현실화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대출규제 완화와 세제 정책변경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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