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효과?… 부산 재개발·재건축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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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정비사업 최대 난코스로 불리는 교육환경평가 심의를 잇달아 통과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공약과 맞물려 부산의 주요 사업장에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1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교육환경평가 심의에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남천2구역) 재건축 사업이 통과됐다. 조합 측은 재심의에서 인근 광남초등학교의 일조권에 영향을 끼치는 101동 28층을 25층으로 낮춘 안을 제시했다. 층수 조정으로 총 18세대가 줄어, 3325세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남천삼익비치 등 주요 정비 구역
‘난제’ 교육환경평가 통과 잇따라
자칫 집값 상승 부채질 우려도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옆 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도 이날 심의에서 3수 끝에 교육환경평가를 통과했다. 촉진3구역은 인근 양성초등학교 일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일부 동의 층수를 줄여, 총 9세대가 감소한 3545세대 규모로 추진된다.

남천2구역과 촉진3구역은 부산의 대표적인 정비사업장이다. 남천2구역은 1980년 준공된 3060가구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광안리 해변가의 대규모 평지 단지라는 점에서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촉진3구역은 부산의 랜드마크인 부산시민공원 바로 옆으로, 단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붕괴 사고 이후 시공권 유지에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장이다.

이들 사업장이 정비사업 심의 중 가장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 교육환경평가를 통과하면서, 다른 사업장에도 사업 가속화를 주문하는 여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이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정비사업장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윤 당선인은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 면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분양가 규제 합리화 등을 공약했다.

부산의 ‘내륙 대장’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동래구 럭키아파트 이병기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올해로 준공 40년이 되면서 누수 등으로 주민 고통이 크지만, 재건축 규제 분위기 속에 2020년 예비안전진단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며 “새 정부의 정책을 지켜봐야겠지만, 주민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추진위는 당초 4월에 다시 진행할 예정이었던 예비안전진단 절차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자칫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서성수 원장은 “정비사업이 통상 10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10년 뒤 공급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정비사업 공약이 가뜩이나 고점에 달한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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