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올 공적자금 전액 상환… 매년 어업인 3000억 지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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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돌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우리 수협은 올 상반기중으로 공적자금(총 1조 1581억 원) 잔액 8183억 원을 전액 상환하는 게 목표입니다.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통해 수협은 매년 연간 2000억~3000억 원 규모로 어업인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회장 집무실에서 와 가진 취임 3주년(3월 26일) 인터뷰에서 “공적자금을 모두 앞당겨 상환한 후 수협은행의 수익을 기반으로 어업인과 수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나갈 예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CPTPP 가입 시 완전 개방 수준
국내산 경쟁력 약해 피해 불가피
부산어시장 부산시 관리 부적절
5개 수협·중앙회 공동 운영해야”

당초 2028년까지인 공적자금 상환 완료 시점을 올 상반기로 예정보다 6년 이상 앞당김으로써 수협이 회원조합·어업인들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다.

현재 수산업과 어촌, 어업인은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19와 수산자원 고갈(어선 감척사업 포함),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 등으로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수협이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수협은행의 수익을 상환용도 이외에 어업인 지원 목적으로는 단 한 푼도 쓸 수 없는 구조다.

임 회장은 “수협의 이 정도 지원 규모(연간 2000억~3000억 원)면 해양수산부가 2022년도에 잡은 정부의 수산 예산규모(2조 8337억 원)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어업인들이 직접적으로 수혜 효과를 체감하는 수산직불제 예산이 559억 원인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많은 금액으로, 어업인들에게 실효성 있는 지원을 수협이 직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01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협중앙회의 신용사업 부분에 공적자금 1조 1581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해상풍력발전 사업 추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군(軍) 급식 경쟁조달 등 수산업계와 어업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수 체결되어 왔지만, CPTPP는 그 어느 것보다도 심각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PTPP의 경우 관세철폐율은 최대 99.4% 수준으로 알려져 완전 개방에 가깝고, 통상협정의 특성상 비교우위 논리에 따라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수산물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CPTPP 규범에는 자원보호를 목적으로 ‘과잉어획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 금지 조항이 있는데, 만약 보조금이 철폐되면 면세유가 ‘과세’로 전환되기 때문에 어업경비 부담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높은 시장 개방률로 인한 수입 수산물 증가로 수산업계의 피해는 불보듯 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CPTPP가 일본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업인들은 대만이 CPTPP 가입을 위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금지 해제를 결정했던 것처럼 우리도 일본과의 협상 과정에서 수입 재개가 결정될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관련, 임 회장은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해상풍력발전이 추진되고 있는 예정지 대부분은 어업활동이 활발한 해역이고, 심지어 어업보호구역(부산 청사포)에 사업이 추진되는 사례도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 이해 당사자인 어업인의 참여를 절대적으로 보장해 해상풍력단지 조성으로 인한 어업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며, 특히 어업활동보호구역·수산자원보호구역 등에 대해 해상풍력 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해상풍력 입지가 설정되도록 추진돼야 한다는 게 수산업계와 어민들의 목소리다.

임 회장은 ‘전국 단위 중앙도매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될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 쓴소리를 했다.

임 회장은 “최근 부산시의 결정으로 부산공동어시장은 ‘산지 위판장’이 아닌 전국 단위 ‘중앙도매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서울 수도권에 노량진수산시장이 있다면, 부산·경남권역의 수산물 전문 중앙도매시장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부산시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손을 떼야 한다. (중앙도매시장 개설자인) 부산시가 부산공동어시장을 관리하겠다는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5개 수협조합과 수협중앙회가 참여해 공동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부산공동어시장이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고, 어업인들의 판로를 확보하는 중앙도매시장의 기능과 함께 관광도시 부산의 이점을 적극 살려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알리도록 해야 한다”며 “노량진수산시장과 부산공동어시장간 연계 운영을 통해 수산물 유통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부산시, 공동어시장법인 등과 협의를 통해 공동어시장에 대한 수협중앙회의 지분투자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이 수산가공식품 허브기지로서 자리매김하도록 수협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임 회장은 “수협은 단일 가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인 부산 감천항물류센터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헤파필터를 적용한 냉풍건조기 도입 등 가공시설을 첨단화하고 있고, 다양한 규격의 수산물 위탁 제조 생산 능력을 확보해 가공 효율성 및 수산물 고품질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앞으로 단체급식용과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물량을 확대하고, 회원조합 및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 수탁 가공을 적극 유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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