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골목 색다른 즐거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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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강변 문화예술지도

‘취미공작소 더향린’에서는 다양한 핸드메이드 공예를 만날 수 있다.

취미 생활 키워 주는 다양한 공방들   
미각 사로잡는 맛의 향연들   
재미도 있고 추억도 느끼는 공간들   

수영강변 일대의 풍경이 풍성하게 바뀌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분야의 공방과 독특한 카페,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 숍의 몫도 크다. 오래된 주택가에 스며든 작은 문화공간들의 문을 열면 삶이 있고 여유가 있고 재미가 있다.

가죽제품 만드는 공방·취미 공작소 등 ‘풍성’
직접 만든 다양한 작품 구경하는 재미 ‘쏠쏠’

수영성 남문 쪽 수영동우물 바로 앞 ‘가죽공방 본’은 위치와 외관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물 지붕과 짜 맞춘 듯한 느낌의 기와지붕과 간판 서체가 아날로그 분위기를 팍팍 풍긴다. 이곳은 서경원 대표가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집 터였어요. 자주 놀러 온 곳이라 친근감이 있었죠.” 공방 안에는 바로 옆 가게 ‘옷 수선 수’와 통하는 문이 있다. 서 대표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곳이다. 공간 전체를 공방으로 쓰기에는 넓어서 의상실 운영 경력이 있던 어머니에게 ‘한 지붕 수선집’을 제안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이셨다고 한다. 공방의 정규 수업과 원데이 클래스는 예약제이다. 가방·지갑·키링·북커버 등 원하는 가죽제품을 만들 수 있다.

구락로 큰길에서 한 블록 아래 조용한 주택가에는 ‘취미공작소 더향린’이 있다. (사)한국플로리스트협회 부산지회장을 맡고 있는 장안희 대표가 2021년 4월부터 작업하고 있는 공간이다. 꽃꽂이·비누꽃·드라이플라워·캘리그래피·레진아트·타일공예·리본공예 등 ‘핸드메이드 토탈공예’를 접할 수 있다. “원래는 꽃을 위주로 했는데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만들기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장 대표는 외부 출강이 많아 번화가보다는 조용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곳을 택했다고 한다. 공예 제품을 주문 제작하기도 하고 원데이 클래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직접 만든 여러 종류의 작품이 진열된 공방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도예공방 ‘그린 온더 브라운’은 망미초등학교 정문 바로 옆 볕 잘 드는 주택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공방 안까지 따뜻하게 스며드는 햇살과 토분에 담긴 초록 식물들이 ‘힐링 분위기’ 그 자체다. 주아현 대표는 2021년 4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골목골목이 재미있는 동네라 좋아요. F1963이나 센텀백화점에서 커피 한 잔 사 들고 걸어오시기도 해요.” 그린 온더 브라운의 도예 수업은 정규 클래스와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한다. 수업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찾아간 날에도 초등학생 아이 손을 잡고 온 학부모가 수업 예약을 하고 있었다. 접시·컵·화분·화병 등 각자 취향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이 외에도 향수 공방 ‘파퓨머리 위뜨’, 라탄 공방 ‘어쿠스틱 데이’, 비누 공방 ‘띵크 오프’가 있다.

케이크 구매도 하고, 쿠킹 수업도 듣고
스콘·스콘볼 파는 부산빵지순례 코스도

2021년 11월 문을 연 ‘패러터블’은 20년 요리 강의 경력의 최금혜 씨가 수업을 진행하는 쿠킹 스튜디오이다. 코스트코 바로 맞은편 주택 2층을 리모델링했다. 이곳은 베테랑 강사에 젊은 감각이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로 강의가 어려워져 소규모 클래스를 하게 됐는데 그게 시국에 잘 맞았죠. 저는 수업을 맡고 대표인 딸이 SNS 홍보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어요.” 패러터블은 하루 6~8인 한 타임만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매달 메뉴가 달라지는 정규 수업과 봄김치·다이어트식·홈파티 등 다양한 주제의 특강을 한다. 정규 수업은 제철 식재료로 5~6가지 한식을 시연하면서 노하우를 일러 준다.

수영팔도시장 인근 ‘엠플로르’는 케이크 전문점이다. 김민주 대표가 2019년 7월부터 운영 중이다. 플라워케이크와 레터링케이크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업도 진행한다. 플라워 케이크 원데이 클래스와 기초·정규반 수업이 있다. “취미로 하고 싶은 분들은 대부분 SNS를 보고 본인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오는 것 같아요. 외지에서 오시는 분들은 광안리에 숙소를 잡아두고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러 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엠플로르는 서울플라워케이크협회(SFCA) 소속으로 정규반까지 수료하면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SFCA 자격증 발급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으로 주문과 수업 예약을 받고 있다.

외관과 상호부터 눈길을 끄는 ‘스스스’는 부산빵지순례 코스로 뜨고 있다. 스스스는 ‘스위트 스푼 스콘’의 약자로 2021년 9월 문을 열었다. 자색고구마· 말차밤·바나나·맘모스 등 떠먹는 스콘과 스콘볼을 판매하고 있다. 스콘은 매장에서 직접 굽고 100% 천연버터를 사용한다. 귀여운 스스스 일러스트가 그려진 파란색 셔터와 소품 가득한 매장 안은 포토존으로 이름나 있다. 강은우 사장은 “오래된 동네라 여행객이 찾아오기에는 조금 힘들 수 있지만 F1963이나 광안리·해운대를 생각하면 이곳이 트렌디한 위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다. 매일 판매하는 스콘의 종류는 조금씩 달라지며, 인스타그램으로 그날의 라인업을 공지한다.

수미로26번길의 ‘도두당’은 레터링케이크를 주문 제작하는 곳으로 다양하고 특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감각적인 건축물·특색 있는 카페 많아
40년 동안 자리 지키는 레코드 가게도

엘올리브 옆의 감각적인 건축물이 눈에 띈다. (주)이디에스(EDS)의 사옥으로 1층에 리빙편집숍 ‘ALONG’이 있다. 이달 2일 오픈한 따끈따끈한 곳으로 ‘2016/ 아리타’ 도자기 한국총판이다. 최상옥 대표는 “갤러리가 많은 동네 분위기와 어울리면서 건물의 얼굴이 따뜻해 보이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한다. ‘2016/’은 전통 깊은 일본 아리타 도자기 기술과 현대 디자이너들의 결합해 탄생한 브랜드이다. 유럽 등 다양한 나라의 디자이너 16명이 작업했다.

이 동네에는 특색 있는 카페도 많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그린노마드’는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찾아온다는 핫플이다. 실내를 가득 채운 식물과 편안한 느낌의 우드 인테리어에 나른하게 쉬고 있는 고양이들이 ‘여유’를 느끼게 한다. 분위기 예쁜 카페 ‘망미제과’는 디저트 맛집이다. 스콘·쿠키·탕종식빵·케이크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초록나비’는 수경재배 식물을 키우는 스마트팜이 있는 이색 카페다.

‘수영성 마을박물관’은 좌수영성 북문이 있던 자리에 지어졌다. 1층 마을다방에서는 마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도와 소식지를 구할 수 있다. 커피 등 음료와 에코백·손수건·머그컵 등 마을 콘텐츠를 활용해 만든 기념품을 판다. 2층 마을박물관은 수영의 역사와 변천을 담은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3층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수영성로 8번길 일대 주택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도 볼거리다.

탁 트인 수영강 뷰를 가진 ‘리바트 부산전시장’은 리바트·리바트 키친 등 가구 브랜드와 미국 웨스트 엘름·포터리반 키즈의 가구·홈인테리어 소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6개 층에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 연출한 모델 하우스와 라이팅존·시네마존 등 볼거리가 넘친다.

쿵짝쿵짝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선미레코드’는 4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장에는 요즘 보기 힘든 카세트테이프와 CD가 빽빽하게 꽂혀 있다. 그래서 복고를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보물 찾는 곳’으로 통한다.

빈티지 소품숍 ‘플랫폼 스튜디오’, 레트로 콘셉트로 추억을 찍는 ‘수영사진관’, 낭만적인 파티룸 ‘수영강 살롱’, 다양한 내추럴 와인을 만나는 ‘단정와인’, 꽃다발이 예쁜 ‘미닝데이즈’도 즐거움을 주는 공간들이다.

글·사진=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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