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수 ‘임금님 행차’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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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기 제향 군수 행차에 어가를 타고 행차하는 서춘수 함양군수. 함양군 제공

“전통제례 행사를 재현하면서 군수가 왕이 행차에 사용하는 ‘어가’를 타면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몰려 큰일 날 일 아닙니까?”

함양군수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계서원에서 춘기 제향을 위한 전통제례를 재현하면서 행차 과정에 ‘어가’를 타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남계서원 전통제례 ‘어가’ 논란
“선현들 벌떡 일어날 일” 비판

17일 함양군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 15일 남계서원에서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전통제례를 진행했다. 남계서원은 매년 2월과 8월 중정 일에 선성과 선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유교 선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다. 올해는 제향 봉행 전 전통제례 행사를 열어 잊혀가는 제례 문화 복원을 시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춘기 제향은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군수 행차와 고천무, 춘기 제향 봉행, 강평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춘기 제향은 남계서원 인근 효리마을 입구에서 취타대를 선두로 서춘수 군수가 탄 가마의 본대와 기수단 행렬이 행차를 주도했다. 제관과 유림 등도 행렬을 이루며 행차를 재현했다. 수동 여울 소리패는 나희 공연을 하며 군수 행렬을 뒤따랐다.

그러나 이날 서 군수는 군수 행차에 어가는 물론 취타대 등 왕의 제례 행차를 재현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춘기 제향 운영계획에도 함양군수 행차 재현에 어가를 타는 것으로 돼 있다.

이를 본 주민들은 전통문화 계승을 하면서 군수 행차는 군수에 맞게 말 또는 교자를 타야지 어가를 타는 것은 전통문화 계승이 아니라고 비난했다.

한 주민(65·함양읍)은 “서 군수가 옛날 고을 원님이지 왕이 아닌데 어가를 타는 것은 전통제례에 맞지 않는다”며 “남계서원에서 모신 선성과 선현들이 벌떡 일어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류영신 기자 ys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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