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규모 7.4 지진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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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시로이시의 한 슈퍼마켓에 전날 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쏟아져 내린 진열 상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AFP연합뉴스

11년 전 ‘3·11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던 일본 도호쿠 지방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16일 밤 강진이 발생해 일본 열도가 공포에 떨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4명, 부상자는 97명이다.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용후연료 수조의 냉각이 한때 정지되는가 하면, 오염수 보관 탱크가 원래 있던 위치를 벗어나는 등 아찔한 사고가 잇따랐다.

16일 강진… 사망 4명 부상 97명
11년 전 동일본 대지진 후 최대
수도권 정전 사태·신칸센 탈선
기시다 총리 “원전은 이상 없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11시 36분께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7.4의 지진은 2016년 11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일어난 지진과 같은 규모로, 동일본 대지진 이래 최대 규모다. 진앙은 오시카 반도 동남쪽 60km 부근, 지진의 깊이는 57km다. 11년 전 발생해 1만 8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 진원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이번 지진으로 동북 지역인 미야기·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6강에서는 기어가야 이동할 수 있으며 튕겨 나가는 일도 생긴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대부분 움직이고 넘어지는 것도 많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한 공무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극도의 흔들림’으로 잠에서 깼다고 했다. 그는 “땅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섭다기보다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바로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 지진으로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되며 2∼3분가량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또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관측됐다. 수도권인 간토와 도호쿠 지방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도쿄 70만 건을 포함해 도쿄전력의 서비스 지역에서 약 208만 건의 정전이 발생했다 17일 새벽 대부분 해소됐다. 도호쿠전력의 서비스 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선 4만 2600세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고속철도인 신칸센도 탈선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시로이시자오우 간을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가 탈선했다고 보도했다. 이 열차 17량 가운데 16량이 탈선했으나 승객과 승무원 81명은 부상 없이 모두 무사했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높이 1m의 지진해일(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연안 지역 약 2만 1000가구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원전에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지진 흔들림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사용후연료 수조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됐다가 2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7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17일 교도통신은 방사성 물질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인 오염수를 보관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탱크 중 1기가 지진의 영향으로 원래 있던 위치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사성 물질 제거 작업을 마친 오염수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탱크 4기에서도 위치 이동이 확인됐다. 잇단 지진으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배출 시점이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추가 대지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도 앞으로 2~3일 동안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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