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차 대전’ 시작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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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등 수백 명이 대피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극장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건물 옆 ‘어린이들’(дети)이란 글씨(붉은색 점선)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은 ‘3차 대전’이 될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미 3차 대전에 들어선 상태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젤렌스키, 러 침공 위험성 경고
‘의미심장’ 발언 속 종전협상 계속
바이든, 푸틴에 ‘전범’ 으로 규정

16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NBC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과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침공 결정 자체 때문에 전면적 세계전쟁의 행로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것(3차 세계대전)이 이미 시작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만약 우크라이나가 함락된다면 이런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80년 전 세계 2차 대전이 시작됐을 때 그런 것을 경험했다”며 “전면전이 언제 시작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결과 때문에 전체 문명이 위태로워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은 러시아와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러시아를 도발하지 않으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려를 이해하느냐는 질문에서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하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직접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들어주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종전 뒤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에서 어떤 성격의 국가로 남을지를 두고 양국의 논의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와중에도 민간인을 대상으로한 러시아의 폭격은 계속됐다. 이날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러시아가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명의 민간인이 대피한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가 14일 촬영한 사진에는 건물 앞과 뒤쪽 2곳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들(дети)’을 뜻하는 단어가 흰색으로 크게 적혀 있다. 이는 러시아군의 공습을 막기 위해 극장 건물에 어린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공습으로 극장 건물 양쪽 벽과 지붕 대부분이 무너지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처음으로 ‘전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백악관은 그간 전범이라는 단어가 검토를 필요로 하는 법률적 용어라면서 푸틴 대통령의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는 데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였다. AP는 미국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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