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죄조직과 공모해 900kg가 넘는 히로뽕을 멕시코로부터 밀수입한 뒤 이를 호주로 밀수출한 일당이 구속 기소됐다. 국내 마약 밀수 범죄 사상 최대 밀수량으로, 이 히로뽕이 실제 유통된다면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최혁)는 호주 국적의 마약 사범 A(38)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향정)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의 지시에 따라 국내에서 밀수행위를 실행한 B(36) 씨 역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국제 범죄조직과 공모 밀반입
실제 유통 땐 3조 원어치로 추산
부산지검, 호주 국적 주범 구속

검찰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국제 범죄조직과 공모해 2019년 12월과 2020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멕시코로부터 헬리컬 기어(항공기 감속장치에 사용되는 부품) 20개에 히로뽕 902kg을 숨겨 밀수입했다. 이후 이들은 2021년 1월과 4월 같은 수법으로 498kg의 히로뽕을 국내에서 호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밀수입한 히로뽕은 도매가로 902억 원이지만, 실제 시중에 유통됐을 때는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종전 국내 1회 최대 밀수량인 112kg과 비교해 8배가 넘는 양을 밀수입한 것이다. 이들은 멕시코에서 호주로 직접 히로뽕을 밀수출하는 것보다 국내를 거치면 단속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부산지검은 호주로 밀수출된 히로뽕 498kg에 대한 주요 증거를 호주 수사기관을 통해 확보했다. 국정원, 베트남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베트남에 체류하면서 B 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A 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뒤 국내로 강제송환하고 구속 기소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들은 호주로 밀수출하던 히로뽕이 적발되자 국내에서 보관 장소를 변경하며 히로뽕 은닉을 시도했다. 히로뽕이 국내 유통될 가능성이 커져 신속하게 대응했다”며 “향후에도 히로뽕 등 마약류의 국내 반입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