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롯데월드’ 개장 2주 전 부랴부랴 교통 대책… 효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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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개장을 앞둔 부산 기장군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대중교통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해 교통을 분산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부산시도 도시철도 2호선 연장선인 오시리아선을 민간투자를 통해 기존 계획보다 6년 앞당긴 2029년 조기 완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중교통 연계 할인은 근본적인 교통대책이 아니고, 도시철도 구축의 경우 장기 계획인 데다 사업 지연 가능성도 커 당장의 교통난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 16만㎡ 부지에 17종류의 탑승·관람 시설이 들어선 롯데월드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대표적인 집객시설이다.

대중교통 이용 할인으론 미흡
오시리아선 조기 개통도 불확실
대형 시설 추가 개장 땐 더 악화
사전 대책 부족 비판 지속될 듯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은 17일 메타버스 기자간담회를 열고 2주 앞으로 다가온 롯데월드 개장에 대비한 교통 대책을 발표했다. 롯데월드 측은 오는 31일 개장 이후 다음 달 10일까지 약 2주 동안 교통 혼잡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동시 수용 인원의 50%인 600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 100%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입장이 이뤄진다.

또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 달 11일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안에서 찍은 인증 사진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도 롯데월드 개장을 앞두고 주말 교통혼잡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오시리아 관광단지 안에 교통상황실을 운영하고, 롯데월드 내 주차장 이외에 인근 임시 주차장 1100여 면을 확보했다. 또 주말 동안 관광단지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시리아 관광단지 교통대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반송터널’과 ‘도시철도 2호선 연장선 오시리아선’을 당초 계획보다 6년 앞당겨 오는 2029년까지 조기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반송터널은 금정구 회동동과 해운대구 송정동을 잇는 부산외부순환도로 마지막 잔여 구간이다. 시는 사업구간 9.2km를 3개 구간으로 분리해 민간투자와 재정투입사업으로 나눠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오시리아선은 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장산역에서 동해선 송정역을 경유해 오시리아 관광단지 중심지까지 이어지는 4.13km 연장 노선이다. 올 초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처음 반영된 뒤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았지만, 사업 순위가 열 번째로 가장 후순위다. 박 시장은 이를 민간투자로 추진해 기존 계획보다 시기를 대폭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 도로는 주말마다 ‘교통지옥’을 방불케할 정도로 정체가 반복되는 악명 높은 구간이다. 이 때문에 당장 개장을 앞두고 이 같은 대책들이 효과가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도로 확충이나 도시철도 구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부산시 계획대로 반송터널과 오시리아선 구축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시는 해운대구 송정어귀 삼거리에서 한양알뜰주유소까지 1.7km 도로(해운대 방향)를 기존 3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달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고, 이르면 오는 10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롯데월드 외에도 ‘반얀트리 부산’, ‘빌라쥬 드 아난티’, ‘아쿠아월드’ 등이 속속 완공되면 교통 혼잡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해운대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은 최대한 피하고 야간에 공사를 진행해 교통정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도로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동해선 오시리아역과 롯데월드를 연결하는 120m 길이의 보행 육교 역시 오는 6월 준공될 예정이어서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편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부산시의 이번 계획은 땜질식 처방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교통대책은 기존에 사업이 추진될 때 함께 병행돼야 하는데 사업성만 좇다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결과다”고 지적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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