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가 한국 선수 최초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시즌 종합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상호는 19일 독일 베르히테스가덴에서 열린 2021-2022 FIS 월드컵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회전 3·4위전에서 루카스 마티스(오스트리아)를 0.14초 차로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이상호는 알파인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부 종합 순위에서 랭킹 포인트 604점을 획득, 506점의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를 98점 차로 제치고 종합 1위를 확정했다.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 회전
한국인 첫 월드컵 종합 우승

알파인 스노보도는 평행 회전과 평행 대회전 월드컵 대회 성적에 따라 시즌 랭킹을 따지고 두 종목 성적을 더해 종합 순위를 매긴다. 이상호는 평행 회전에서 245점으로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오스트리아·266점)에 이어 2위에 올랐고, 평행 대회전도 바우마이스터(384점)에 이어 2위(359점)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두 종목에서 고른 활약을 펼쳐 월드컵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 선수가 FIS 스키·스노보드 월드컵 종합 1위에 오른 건 이상호가 최초다. 이상호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따낸 메달만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혼성 단체전 1개 포함)에 달한다. 이번 종합 우승으로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8강 탈락(5위)의 아쉬움도 훌훌 털게 됐다.

이상호는 한국 스키·스노보드 역사 그 자체다. 2017년 3월 터키 카이세리 월드컵에서 2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 최초로 FIS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한국 스키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상호의 메달은 한국 스키가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 이후 58년 만이었다.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시즌 종합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너무 기쁘다”며 “모든 종목에서 우승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