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배우’의 꿈 “영상 제작 메카 부산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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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영화인 지대한

영화제작자이자 35년차 배우인 지대한은 부산이 세계적인 영상산업 도시로 발돋움하는 그날을 꿈꾼다. 부산 출신의 의리파 배우인 그는 올해도 두 편의 영화를 부산에서 크랭크인하는 등 남다른 고향 사랑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을 세계 영화인들이 몰려오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1000만 관객을 훌쩍 넘긴 ‘해운대’ 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 지대한(53). 최근 부산 해운대에 개관한 영화인 숙소 ‘시네마하우스 부산 인 아르피나’ 개관식 참석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갰다. 그의 부산 사랑은 남다르다. 작품의 깊이와 재미를 더하는 ‘천만 배우’로 자리매김한 지대한의 최대 관심사도 ‘부산’이다.

올드보이 등 100편 넘게 출연
연극 오가며 연기 경력 35년째
고향 광안리에 영화제작사 설립
올해 ‘더 버스’ 등 2편 크랭크인

지대한의 고향은 부산 수영구 광안리다. 부산 바다에서 갈매기와 함께 수영을 즐기던 소년은 현재 그 바닷가 인근에 ‘G브라더스 컴퍼니’(G BROTHERS COMPANY)라는 영화제작사를 설립, 다양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부산 출신 영화배우가 고향에 영화제작사를 연 것은 그가 처음이다.

지대한은 올해 영화 2편을 크랭크인 한다. 이 영화들은 모두 부산에서 제작된다. 그가 주연을 맡고, 이른바 ‘지대한 사단’이라고 불리는 그의 영화계 지인들이 총출동한다.

우선 다음달부터 ‘장인과 사위’라는 휴먼 코미디 영화 제작에 돌입한다. 치매를 앓는 장인과 그를 돌보는 사위의 모습을 통해 고령화 시대의 아픔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오는 6월에는 ‘더 버스’라는 요절복통 블랙 코미디물을 크랭크인 한다. 전과 100범인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면서 우리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연기한다. 지대한은 부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촬영장소를 물색하고, 섭외하는 등 영화 사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2020년에도 부산을 배경으로 한 ‘하우치’라는 영화를 다른 영화사와 공동 제작했다. 지대한은 ‘하우치’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으면서 당시 화제를 낳았다. 편집 등 후반 작업 중인 이 영화는 영화제 출품을 예정할 정도로 수작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지대한은 그간 영화계에서 배우고 익힌 노하우를 부산에 모두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부산을 전 세계 영화인들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앞다퉈 찾는 명실상부한 ‘영상 제작 메카’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소망이라고 한다.

“부산서 나고 자랐으니 부산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부산은 국내최초의 영화상인 부일영화상을 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영화의 도시입니다. 세계를 누벼봤지만 부산만큼 영화 만들기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은 드뭅니다. 부산에는 알려지지 않은 멋진 로케이션 포인트들이 너무나 많고, 도시 자체도 수많은 스토리를 품고 있습니다.”

지대한은 내성중학교를 거쳐 부산해사고등학교 항해과로 진학, 세계를 누비는 선장을 꿈꿨다. 졸업 뒤 잠깐 외항선을 탔지만 고교 연극반에서 맛본 연기의 매력을 잊지 못해 연극영화과로 진학했다. 1988년 드라마 지리산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 연극무대를 넘나든 지대한의 연기 경력은 35년째로 접어들었다. 병진이형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해바라기를 비롯해 두사부일체, 파이란, 올드보이 등 그가 출연한 작품은 이미 100편을 훌쩍 넘어섰다.

무명배우, 조연을 거쳐 주연 겸 영화제작자로 자리매김한 지대한은 1년 중 넉 달 가량을 부산에 머물며 부산 속살을 필름에 담는 고된 작업을 자청하고 있다. BIFF 기간, 관객과 영화인의 소통을 위해 ‘지대한의 밤’이라는 이색 행사를 개최한데 이어 영도구 홍보대사, 한국해양대 명예선장을 맡는 등 부산과의 의리도 묵묵히 실천 중이다. 부산 출신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갈꿈(갈매기의 꿈)회’에 소속된 50여 명의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고향을 위한 지원 방안도 모색 중이다.

지대한은 “관객과 영화인들이 부산에 오고 싶도록 만드는 그런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며 “부산에서 만드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쌓이면 부산이 한층 세계적인 영상산업 도시가 되는 날이 훨씬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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