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식량·식수난으로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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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마리우폴 극장 위성사진. 이곳에서 3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식량과 식수 부족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앞서 마리우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의 ‘레닌그라드’처럼 될 것이라는 우려가 수 차례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는 독일군에 900일 가까이 포위돼 100만 명 이상이 기아와 질병, 포격으로 사망한 사상 최악의 포위전이다.

10만 명 이상 갇혀 기아 시달려
의료 도움 못 받고 사망 잇따라

세르히이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일부는 탈수와 식량 부족으로, 일부는 약품과 인슐린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사람들은 의학적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를로프 부시장은 BBC에 “어떤 엄마는 우유가 없고, 아이들을 위한 음식도 없다.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시 안에는 아이를 위한 음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은 집중 포격을 받아 도시가 무참히 파괴됐다. 오를로프 부시장은 시내 병원의 70%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무너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대피로 개설을 약속하고도 포격을 멈추지 않아 시민 10만 명 이상이 갇혀 있다. 인도주의적 통로가 열리지 않아 지원도 불가능하며 주민들은 전기나 수도, 가스도 없는 대피소나 지하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 지난 17일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마리우폴 극장에서는 3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격 당시 극장 밖 건물 바닥에는 ‘어린이(дети)’라는 글자가 커다란 글씨로 적혀 있었음에도 러시아군은 폭격을 감행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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