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음악의 바다 다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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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올해 20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가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속에서 지난 25일 개막한 올해 행사는 무료 스트리밍(유튜브 라이브)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25일~4월 3일 통영국제음악당
핀란드 스타??스카 지휘로 서막
상주 작곡가 노먼 작품 7곡 초연
다양한 장르·비주얼 요소 가미
유튜브로 공연 실시간 무료 관람

■스무 살

다음 달 3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부터는 작곡가 진은숙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개막 공연에 앞서 지난 25일 오후 3시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 예술감독은 “2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막중한 책임을 맡아 만드는 첫 번째 페스티벌이다”며 “통영국제음악제가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국내 팬들에게 최상급 공연을 만들어 선사하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이용민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지난 20년을 평가하면서 “편견을 극복하고 지역의 한계를 넘는 과정이었다”며 “수준 높은 아티스트를 초청한 것과 통영의 천혜의 자연과 매력이 어우러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이상기념관과 통영국제음악당을 만들고 한예종 캠퍼스까지 유치하면서 향후 인재 육성까지 할 수 있게 됐고, 여러 파생 상품을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했다”며 “진은숙 감독의 탁월한 역량과 국제적 네트워크가 통영에서 활짝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후 7시 개막 공연에서는 핀란드의 지휘자 달리아 스타??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가 협연했다.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과 함께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 레벨 1’이 아시아 초연됐다. 이번 음악제 기간 동안 올해 상주 작곡가인 앤드루 노먼의 작품 7곡이 아시아 초연 또는 국내 초연된다. 노먼 작곡가에 대해 진 예술감독은 “머리 아프고 듣기 힘든 현대음악이 아니라 재치 있고 아이디어가 발랄한 음악을 하는 작곡가”라며 “우리나라 청중들에게 굉장히 호소력 있을 것 같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양성

올해 행사의 주제는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이다. 이에 대해 진 예술감독은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다르게 큰 전통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예술 행위가 이뤄지고 있고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화·언어·종교·정치·사상적 차이 등에 대한 단순한 관용을 넘어, 차이점이 더욱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인식이 포용적 통일성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그램과 관련해 진 감독은 “입이 찢어져라 자랑할 수 있을 정도다. 비주얼한 요소가 들어간 공연도 있고, 음악 장르 안에서도 여러 장르를 섭렵해서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음악제 기간 주말에는 폴란드 영화감독이자 비디오 아티스트 즈비그니에프(즈비뉴) 리프친스키의 영화 ‘디 오케스트라’가 블랙박스에서 상영된다. 다음 달 1일 오후 4시 리허설 룸에서는 심리학자 김경일, 진은숙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조은아, 고려대 다양성위원장인 김채연 교수가 참석하는 ‘다양성 토크 콘서트(A Diverse Harmony)’가 개최된다.



■온라인

공연 티켓은 거리 두기를 위해 좌석 50%만 판매한다. 대신 더 많은 사람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음악제 기간 통영국제음악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한다.

이에 대해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재단 예술사업본부장은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행사 자체를 못했고, 지난해부터 전 공연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며 “저작권 문제와 유료 티켓을 구입한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문제 때문에 주저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환경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유료로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도 현장에서의 관람이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과 얼마나 다른지 알고 계시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점도 고려했다”며 “스트리밍은 공연 중에만 볼 수 있고, 공연이 끝나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28일에는 2021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무대에 선다. 오는 30일에는 원일이 작곡하고 지휘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디오니소스 로봇’ 세계 초연을 볼 수 있다.

다음 달 3일 폐막 공연에서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로 앤드루 노먼의 2008년 작품 ‘풀려나다’(Unstuck) 아시아 초연과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을 들려준다.

한편,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희문 프로젝트 ‘날’ 등 일부 공연은 아티스트의 건강 문제 등으로 취소돼 다른 공연으로 대체된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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