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허문 오스카에 전 세계가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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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플랫폼과 인종, 성별, 장애 등 기존의 장벽을 뛰어넘는 결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은 OTT 영화 애플TV플러스의 ‘코다’가 받았고, ‘파워 오브 도그’를 만든 여성 감독 제인 캠피온이 감독상을 가져갔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애플TV플러스 영화 ‘코다’가 작품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역사상 OTT 영화가 오스카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청각장애인 가족을 비춘 이 작품엔 실제로 청각 장애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연기했다. 극 중 루비 아빠를 연기한 청각 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는 이날 남우조연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상 ‘코다’ OTT 영화 첫 영예
장애인·퀴어 등 소수자 수상 눈길
윤여정,수어로 남우조연상 시상

OTT 영화가 작품상을 거머쥐면서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마지막 장벽도 허물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카데미는 그동안 극장 개봉작과 남성, 백인, 영어 작품 위주로 시상식을 진행해 비판을 받아왔다.

감독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 감독도 새 역사를 썼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두 번 오른 유일한 여성 감독이자, 캐스린 비글로·클로이 자오에 이어 감독상을 받은 세 번째 여성이 됐다. 캠피온 감독은 영화 ‘피아노’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안았다. 작품상을 받은 션 헤이더와 감독상을 거머쥔 제인 캠피온 모두 여성인 점도 눈에 띈다.

남우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흑인 배우 윌 스미스가 가져갔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를 연기한 배우 아리아나 드보스는 퀴어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이날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블랙 롱 드레스를 입은 윤여정은 왼쪽 어깨 부분에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전개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의 파란색 리본을 달고 등장했다. 그는 “헐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며 “여기서 수상 후보들의 이름을 보니 제대로 발음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내 이름은 윤여정인데 유럽 사람들은 ‘여영’이나 ‘야정’ ‘윤정’ 등으로 잘못 불렀다”고 말한 바 있다.

윤여정은 수상자를 확인한 후 “‘코다’의 트로이 코처”를 말하면서 동시에 이를 수어로 전했다. 윤여정은 시상을 준비하면서 청각장애인 배우의 노미네이트 소식을 듣고 짤막한 수어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여정은 무대에 오른 트로이 코처가 수상 소감을 수어로 전달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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