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는 잊어라” 롯데, 끈질긴 경기로 가을야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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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에서 쉽게 지지 않는 끈질긴 경기로 가을야구 진출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왼쪽부터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박승욱과 고승민, 외국인 1선발 투수 찰리 반즈, 5선발로 확정된 김진욱.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롯데 자이언츠 제공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잊어라.’

롯데 자이언츠가 2022시즌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5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키우고 있다. 롯데는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을 토대로 세밀하면서도 끈질긴 경기 내용을 선보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롯데는 28일까지 치러진 2022 KBO리그 시범경기 12경기에서 7승 2무 3패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롯데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결을 끝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으며, 다음 달 2일 고척돔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개막 경기를 치른다.

28일 현재 시범경기 공동 2위
호투 김진욱 5선발 최종 확정
유격수 경쟁 박승욱 공수 두각
외야수 출전 고승민 5할 맹타
신인급 활약 선수층 두꺼워져
‘큰 야구’ 아닌 ‘작은 야구’ 선봬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는 물론 계투조에서 확실한 필승 카드로 내세울 선수들을 확인했다. 선발에서는 1선발이 유력한 찰리 반즈를 비롯해 박세웅과 김진욱이 호투를 펼치며 래리 서튼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반즈는 3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평균자책점 1.93, 11피안타 3실점 13삼진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반즈는 14이닝 동안 볼넷을 2개만 허용하는 뛰어난 제구력을 선보였다.

박세웅은 롯데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박세웅은 선발 3경기(14이닝)에서 단 2점만을 내줘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했다. 이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리그 1위다. 단점으로 지적돼 온 피홈런 역시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삼진은 10개를 끌어냈다. 입단 2년 차 김진욱 역시 두 번의 선발 출전(8이닝)에서 31명의 타자에게 홈런 없이 3안타 1실점만 허용하며 맹활약했다. 김진욱은 시범경기에서 보인 활약 속에 올 시즌 롯데의 5선발로 최종 확정됐다.

계투조에서는 롯데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구승민·김유영·진명호 등 기존 계투조에다 문경찬·강윤구·이강준·최건 등이 합류해 한층 더 안정감이 높아졌다.

타자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인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스프링캠프 때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격수·외야수들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유격수 중에는 KT 위즈에서 온 박승욱이 가장 선두에 섰다. 박승욱은 12경기 중 10경기(33타수)에 출전해 타율 0.303, 안타 10개를 기록했다. 박승욱은 수비에서도 유연한 대처 능력으로 딕슨 마차도의 공백을 잊게 했다. ‘배민 듀오’ 배성근과 김민수 역시 각각 11경기와 12경기에 출전해 3할이 넘는 타격을 선보였다.

외야수 중에서는 고승민과 신용수, 조세진이 맹활약했다. 고승민은 9경기에서 타율 5할(20타수 10안타)을 기록하며 서튼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신용수 역시 4할(15타수 6안타)의 타율을 선보였다. 조세진은 신인답지 않은 집중력으로 3타점을 뽑아내며 선발 출전의 기대감을 높였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큰 야구’가 아닌 ‘작은 야구’를 선보이며 세밀한 야구를 펼쳤다. 롯데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친 홈런은 단 하나뿐이다. 하지만 119개(리그 2위)의 안타로 69점(리그 1위)을 뽑아냈다. 반면 실점은 47점을 내주며 리그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서튼 감독은 올 시즌에 공 하나·아웃 카운트 하나에 최선을 다할 것을 선수단에 주문하며 세밀한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올 시즌 시범경기 결과는 이를 충분히 반영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서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며 “롯데가 추구하는 챔피언십 문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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