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동 원룸촌, ‘지능형 CCTV’로 강력범죄 철통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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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수차례 발생했던 부산 남구 대연동 원룸촌 일대를 인공지능 CCTV 80여 대가 감시한다.

부산 남구청은 대연 1, 3동 일대 원룸촌에 3억 원을 들여 총 43곳에 지능형 CCTV 83대를 설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능형 CCTV는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감시 카메라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영상 속 침입, 방화, 배회, 폭력, 쓰러짐 등 다양한 이상 신호를 수집한다. 지능형 CCTV가 범죄 행동을 탐지하면 구청 관제센터에 신호를 보내 범죄 가능성을 알린다.


남구청, 3억 들여 43곳 83대 설치
침입·폭력 등 이상 신호 수집 후
관제센터에 신호 보내 범죄 차단
BNK 등 6곳서 기부한 기금 투입

이 같은 조치는 대연동 원룸촌 일대에서 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에 이뤄졌다. 2019년 4월에는 여대생이 살해된 채 발견됐고, 지난해 1월에는 40대 남성이 한 여성이 사는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대다수 원룸이 1층에는 기둥만 있는 필로티 구조라 밤이면 기둥 안쪽이 캄캄해지고, 일대 가로등 조도가 낮은 탓에 범죄자가 몸을 숨기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부산일보 2021년 2월 1일 자 1면 등 보도)이 잇따랐다.

남구청은 이 일대에 기존에 설치돼있던 회전형 CCTV 옆에 지능형 CCTV를 최대 4개씩 추가로 설치했다. 지능형 CCTV가 이상행동을 감지하고, 회전형 CCTV는 행동을 추적해 촬영하게 된다. 지능형 CCTV는 반경 70m 거리까지 촬영할 수 있고, 촬영된 영상은 한 달간 보존된다.

원룸촌 치안 안전망은 더욱 촘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빌라 주택이 모인 원룸촌 특성상 도로가 직선으로 뻗어있어 CCTV로 동선을 추적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지난해 5월에는 원룸촌 일대 가로등 304개가 모두 조도가 높은 LED 등으로 교체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날 오후 3시께 대연동 원룸촌을 찾은 박재범 남구청장은 “지능형 CCTV로 치안이 완벽해질 수는 없지만 경찰과 함께 대연1, 3동 치안 사각지대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구청은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 사업 등을 추진하며 1인 가구 세대원들이 생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찾은 문봉균 부산 남부경찰서장도 “대연 1, 3동은 자치경찰 시대를 맞아 지자체와 이전 공공기관, 지역주민이 하나가 돼 주민밀착형 생활 치안을 실현하는 부산 최초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찰은 더욱 적극적인 치안 보호 활동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CCTV 설치와 관제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사업비는 문현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BNK부산은행, 한국거래소, 한국남부발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6개 기관이 각각 5000만 원씩 기부한 사회공헌기금으로 마련됐다.

주민들은 확충된 감시망에 반가움을 드러내면서도 혹여나 또 다른 유형의 범죄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자녀와 함께 골목을 걷던 김희경(38) 씨는 “이 동네는 원룸과 주택이 많아 여대생이나 사회초년생 같은 1인 가구가 많이 살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도 많다”며 “인공지능 CCTV가 설치된 것에는 찬성하지만, 혹여나 범죄자들이 인공지능 CCTV가 설치된 것을 알고 다른 범죄 방법을 찾아내지는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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