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 해촉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인수위가 “이미 자진사퇴를 한 인사의 해촉 사유를 밝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스스로 더 키우는 양상이다.

과학기술분과 조상규 변호사
내부 갑질·성적 비하 폭로
권영세 의원 앙금설 등 분분

인수위는 29일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실무위원 1인에 대해 해촉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당사자인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 조상규 변호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유를 불문하고 (논란에 대한)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위원에서 자진 사퇴한다”면서도 “지금까지 인수위로부터 해촉 사유가 뭔지 어떤 통보도 설명도 못 받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조 변호사는 윤 당선인 경호 차량을 배경으로 인수위 건물 현판 앞에서 찍은 ‘셀카’ 사진을 게시, 보안 규정을 위반한 이유로 해촉됐다고 전해졌다. 조 변호사는 회견에서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경호 차량의 번호판이 명확히 다 나온 사진이 인터넷에 허다하다”며 “통의동 입구에 이렇게 많은 보안요원이 있는데 (사진 촬영을)금지하는 안내를 하거나 제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조 변호사는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을 겨냥했다. 조 변호사와 권 부위원장은 21대 총선 당시 서울 용산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경선 상대였다. 조 변호사는 “박성중 간사가 ‘권영세 의원하고 왜 사이가 안 좋으신가’라고 물었다. 권영세 팀에서 제가 (인수위에)들어와 난리가 났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 측이 총선 경선 당시 앙금이 남아 자신을 해촉했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조 변호사는 과학기술분과 내부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김창경 위원은)자신이 출연한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관계자들에게 호통치고 교육부 업무 보고 30분 전 혼자 부처 사람들을 정신교육시켰다”며 “업무 보고 내내 혼자 발언하고 인수위원 3명만 남기고 모두 퇴실시켜 깜깜이 회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친구 공개된 개인 SNS 글에선 “김창경 위원이 (실무위원인)안 모 교수에게 ‘여자 실무위원이 케이크를 자르라’며 다른 위원들이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성적 비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 출신이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의 압수수색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변호사는 회견에서 “사실 저는 고발 사주 담당 변호사다. 윤석열 당선인을 위해 사무실 압수수색을 당하고 공수처에 끌려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의 자신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해촉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언급으로 보인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