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총리 안 맡겠다”… 초대 총리에 한덕수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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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통의동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리를 맡지 않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새 정부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인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안철수 카드’가 정리되면서 윤 당선인의 총리 인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30일 “실질적으로 4월 초에 발표해야 하니까 늦지 않게 잘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수위원장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좋은 그림의 방향을 그려 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가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당선인께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드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당선인 만나 거부 의사 전달
인선 작업 가속도 3~5 배수 압축
경제·통상 등 경험 ‘실무형’ 구상
이르면 주말·내주 초 직접 지명

안 위원장은 전날(29일) 오후 윤 당선인을 직접 만나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먼저 전했고, 윤 당선인은 “이해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국무총리를 맡아 달라고 제안을 했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어제 면담 요청을 해서 먼저 (하지 않겠다고)말씀을 드렸다”며 “(윤 당선인이)아마도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서, 먼저 저한테 (총리를 하겠느냐고)물어보기 전에 제가 먼저 제 의사를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를 내걸고 인수위원장까지 맡으면서 안 위원장이 초대 내각에 입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던 터라, 자발적인 입장 정리로 윤 당선인의 조각 구상에 길을 터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 측에서 먼저 입각 여부에 대해 언급을 할 경우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비친다. 장 비서실장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거취가 관건이었지 않았나”라며 “오늘 본인이 확실하게 입장을 정했으니 지금부터 (총리 인선 작업이)시작”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흔쾌히 자신을 총리 후보군에서 제외하면서 총리 후보군은 3∼5배수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총리 후보를 직접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총리 후보 집무실과 인사청문 준비팀 사무실까지 마련해 둔 상태다. 윤 당선인은 최대 현안인 경제·안보 이슈를 정교하게 다룰 줄 아는 ‘일하는’ 총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주변에선 통상 전문가로 외교에도 식견이 깊은 한덕수 전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거친 만큼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적 셈법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통합 행보라는 명분도 있다. 지난 2007년 이미 총리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해 검증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한 전 총리는 10여 년 전 주미대사 시절 윤 당선인과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으며, 최근에는 올해 2월 10일 윤 당선인과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 인사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한 전 총리의 훌륭한 인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총리나 경제부총리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의 총리 발탁 가능성도 여전하다. 다만 윤 당선인은 1기 내각에는 정치인 출신보다는 전문성을 고려한 인선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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