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위 지역에 인기 민주당 청장… “투표함 열 때까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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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초단체장 누가 뛰나] 해운대구

부산의 ‘정치 1번지’ 해운대는 홍순헌 구청장이 일찌감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낙점된 가운데 이에 맞설 ‘보수 주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해운대는 3·9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득표율(60.9%)이 부산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보수세가 강했다. 특히 부산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 우3동(마린시티)은 득표율이 74.5%(1만 2658표)에 달했다.

그러나 홍 구청장이 여야를 넘나드는 실용주의 정책으로 인기를 얻어 온 만큼 지선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일부 해운대 아파트 입주민회는 지난 4년간의 구청 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홍 구청장의 재선을 자발적으로 돕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홍 구청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본격화, 이륜차 굉음 해소, 장산 구립공원화 등을 추진해 왔다. 부산지역 국힘 인사들도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해운대를 접전 지역으로 분류한다.

현 홍순헌 청장 실용주의로 호평 받아
국힘, 예비후보자 넘쳐나 경선 유력
결과 예측 불허 접전 지역으로 분류

국힘에서는 갑을 지역 모두 2~3명의 유력 후보가 포진되는 등 예비후보가 넘쳐 난다. 사실상 ‘보수 대 보수’ 구도가 지역 분위기를 휩쓸고 있지만, 자칫 공천 경쟁 과열로 인해 내부 분열이 발생할 여지도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갑에서는 ‘하태경계’로 분류되는 최준식 전 시의원과 정성철 전 구의장이 유력후보군을 형성한다. 시·구의원을 역임한 최 전 시의원은 해운대신도시 지역난방 시스템 개선, 광안대교 출퇴근 통행료 50% 인하를 주요 성과로 내세운다. 3선 구의원 출신의 정 전 구의장은 오랜 의정활동으로 지역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박원석 한국피티피 주식회사 대표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갈이에 나섰다. 박 대표는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위원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갑에서는 출마 행렬에 가세한 국민의당 최영곤 전 구의원이 국민의힘-국민의당 간 합당 추진으로 ‘보수 전선’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최 전 구의원은 10년째 안철수 대표를 지지해 지역 내 몇 안되는 ‘정통 안철수계’로 알려져 있다.

을에서는 강무길 전 시의원과 김성수 전 해운대경찰서장, 김진영 전 시의원이 뛰고 있다. 강 전 시의원은 도시계획전문가로서 해운대신도시 리모델링 사업 구체화, 재개발·재건축지 종 상향 검토 등을 공약한다. 조직 관리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김 전 서장은 센텀2지구 조성 박차, 상습 차량 정체구간 해소 등을 내건다. 6대 구의원과 7대 시의원을 역임한 김 전 시의원은 ‘워킹맘’으로서 보육·교육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재 김 전 서장과 김 전 시의원은 각각 정치 신인, 여성 가산점(득표율의 20%)을 확보한 상태다.

갑을 모두 유력 후보가 난립하면서 해운대는 사실상 경선 확정지역으로 꼽힌다. 해운대갑 하태경 의원은 “경선은 공관위 소관”이라면서도 “갑을이 있는 지역구는 경선을 안 하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후보들 모두 조만간 정해질 세부 경선 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현재로서는 갑을을 합해 3~4명의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경선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갑을 당협에서 각각 1명의 유력 주자를 내세워 일대일 경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후자의 경우 당협위원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도 있으나, 전체 경선으로 갈 때는 사실상 ‘개인 인지도’가 승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경선 확정 여부와 세부 룰은 이르면 다음 주, 경선 주자는 그 다음 주쯤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해운대을 당협의 경우 경선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국힘 유력후보들 모두 경선에 대비해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곳을 위주로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지역을 집중 공략해 일반 여론조사 득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국힘 예비후보들은 “선거 유세를 해 보면 보수세가 완연하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당내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임을 자부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스캠프인 선거사무소는 우→중→좌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해운대 부민병원~옛 해운대역 도로에 밀집해 있다. 홍 구청장도 이 일대에 선거사무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펜앤드마이크와 자유시민정치회의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1~22일 조사한 결과(500명,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국힘 후보 적합도에서 김성수 전 해운대경찰서장이 13.8%를 기록했다. 이어 강무길 전 시의원 9.7%, 최준식 전 시의원 6.8% 순이었다. 그러나 ‘적합한 후보가 없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53.1%에 이르고 응답자 수가 적어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예비후보자는 “경선 때 당원 투표 비율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로는 경선 결과를 가늠해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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