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의혹’ 기준점 된 ‘조국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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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을 두고 ‘조국 사태’가 연일 회자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을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적용한 잣대대로 하라”고 압박하는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조 전 장관 때와 무엇이 같으냐”고 받아친다.

조 전 장관이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상황은 어땠을까?

조국 전 장관 지명 후 ‘의혹’ 불거져
청문회 앞두고 30여 곳 압수수색
“그때처럼” “그때와는 다르다” 공방

조 전 장관의 경우, 그해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재산과 자녀 입시 관련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 지명 닷새 뒤 배우자와 자녀의 사모펀드 74억 원 투자 약정 사실이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동생의 위장 이혼 의혹, 조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도 제기됐다. 결정적으로 19일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학대학원에서 낙제를 하고도 6차례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여기에 고교 때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부모 찬스’ 의혹은 사실로 굳어졌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 쏟아졌고,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검찰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울대와 부산대 등 3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조 후보자는 그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방어했으나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고, 9월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 검찰은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했지만, 여론 악화 속에 결국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정 후보자의 경우, 윤 당선인 측의 반박대로 표창장 위조와 같은 눈에 띄는 불법 사항이 드러나진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 후보자의 영향력이 막강한 경북대 의대에 자녀 두 명이 모두 편입에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 정 후보자를 잘 아는 교수들이 면접 점수를 후하게 준 사실, 두 자녀가 편입 전 해당 의대에서 봉사 활동 이력을 쌓은 점, 학부생 시절 아들이 석·박사급 연구원들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등재돼 이를 입시에 활용한 점 등은 ‘아빠 찬스’ 없이 이 모든 것이 가능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 자녀 관련 의혹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내 딸과 아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윤 당선인이)‘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야당 내에서도 두 사안의 세부적인 팩트 차이가 있다고 해도, 국민 정서상 두 사안을 분리해서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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