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 열기’ 어디 갔나… 썰렁한 부산시장 선거 출정식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광역단체장 선거판이 부산에서는 유달리 달아오르지 않는다. 이번 6·1 부산시장 선거는 오거돈 전 시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치러진 지난해 4·7 보궐선거보다도 열기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공식 출마 선언에도 불구, 대선 패배 이후 한풀 꺾인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17일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민주당 변성완 예비후보의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에는 지지자 등 모두 200~300명가량이 모였으나, 주요 현역 국회의원과 일부 지역위원장들이 불참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 내실 있는 공약들이 발표됐음에도 당 내부에선 “대선 때 뜨거웠던 민주당의 모습은 어디 갔느냐”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날 변 후보 캠프 쪽에서 별다른 초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 인사들이 지방선거의 대표 격인 시장 선거에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변성완 후보 출마 회견장 ‘한산’
당 인사들, 지역구 챙기기 급급
열기 띤 서울시장 선거판과 대조
특히 같은 날 서울 홍대 에서 진행된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자회견장에는 민주당의 2030 여성 지지자를 이르는 이른바 ‘개딸’들이 각종 캐릭터 분장을 하고 등장해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선거 분위기를 띄웠다. 같은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봉주 전 의원과 곽동수 정치평론가 등의 인사가 깜짝 찬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록 선거 초반이기는 하나 변 예비후보 캠프에서 영입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지금으로서는 캠프에서 요청이 오더라도 합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캠프 측에서는 당내 주요 인사들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 지방선거 공천이 끝난 뒤 공식적으로 캠프 합류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단독 출마한 변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이 돼 총력전에 나서야 목소리가 크다. 대선 패배 등으로 불리한 선거판이 만들어진 만큼 민주당에서 더욱 주도적으로 선거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시의원 출마자는 “개인의 평가를 떠나 변 예비후보가 당의 어려운 상황에도 출마를 결심한 만큼 시당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 줘야 하는데, 대선이 끝난 뒤 다들 자기 지역구 선거만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면서 “시장 선거판이 살아야 시·구의원도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현역 국회의원들은 캠프에서 요청하는 대로 직을 맡을 것”이라면서 “향후 후보자 간 토론회 등이 진행되면 변 예비후보의 능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그에 따라 선거 분위기도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