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내륙에 3대 거점 구축…‘남극연구 10대 선도국’ 진입 노린다
정부부처 합동 ‘제4차 남극 연구활동 진흥 기본계획(2022~2026)’ 확정
남극 핵심연구 인프라 확보, 남극 연구역량 강화, 남극 거버넌스 입지 확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해빙. 해수부 제공
'제4차 남극 연구 활동 진흥 기본계획(2022∼2026)' 비전 및 전략.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공
정부가 남극 내륙연구 3대 거점을 구축해 남극 연구 10대 선도국 진입을 추진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남극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남극의 생물자원을 이용한 응용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남극 연구 10대 선도국 그룹 진입’이라는 비전 아래 과기부·외교부·산업부·환경부·국토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4차 남극 연구활동 진흥 기본계획(2022∼2026)’을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10대 선도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호주, 뉴질랜드이다.
이번 제4차 계획에서는 △남극 연구의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내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남극 기후변화와 생태 환경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연구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남극 거버넌스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설립한 이래 1989년 남극조약 협의당사국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하고, 2007년부터 ‘남극 연구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왔으며, 이를 통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2009년), 제2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2014년) 등의 연구 인프라를 확충했다.
특히, 제3차 계획(2017∼2021)을 통해서는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극 내륙으로 진출하는 육상루트인 ‘K-루트’ 개척에 착수하는 등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상단)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해양 정점 조사. (중앙)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하단) K-루트 개척 장면. 해수부 제공
이번 제4차 계획(2022∼2026)에서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선도국 그룹으로 진입하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우선, K-루트를 기반으로 이동식 연구 캠프를 활용해 ‘한국형 내륙 연구 3대 거점’을 구축한다.
3대 거점은 △100만년전 기후정보가 담긴 3000m급 빙하인 ‘심부빙하 시추’ 거점 △표면으로 솟아오른 빙하에서 과거 온실가스 농도를 복원할 수 있는 ‘블루아이스 연구’ 거점 △관측 방해 요소가 적은 최적의 ‘천문·우주 관측’ 거점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3대 거점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탐사기술을 개발해 남극 내륙연구의 핵심역량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국내 남극 협력연구 활성화를 위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민간 개방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극지환경 재현 실용화센터’를 건립해 산·학·연이 남극과 동일한 환경에서 극지에서 유래한 바이오 소재 등을 연구·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기후변화와 환경보전 등 남극의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도 확충해 나간다.
우선, 남극의 극한 기상과 환경변화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남극 기후변화 영향 분포도’를 제작한다. 또한 스웨이츠 등 주요 빙하가 급격히 녹을 경우, 전 지구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예측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한다.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응용 기술도 개발한다. 극한 환경에 적응한 생물자원을 활용해 치매 치료제, 항생제 후보물질, 산업용 신소재 등을 개발하고, 저수온에서 오래 생존하는 유전자원을 확보해 향후 수산자원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남극 연구 선도국 그룹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에서 우리가 제안한 내용이 의제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이슈를 상시 발굴하는 시스템을 올해 안에 구축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27년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49차 회의에서는‘(가칭)서울선언’이 채택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남극 연구 후발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국제적인 지지 기반도 확보해나간다. 특히, 남극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국내외 협력 채널을 제공하는 종합플랫폼으로서 ‘서울 남극 포럼’을 창립해 2024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오늘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제4차 남극 연구활동 진흥 기본계획’은 우리나라가 남극 연구 10대 선도국 그룹으로 진입하기 위한 도전적인 계획”이라며 “이 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기후변화 등 국제적인 현안 해결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