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남 사천에서 공군 KT-1 훈련기 2대가 충돌해 조종사 4명이 순직한 사고를 조사한 공군이 해당 사고를 과실에 따른 ‘인재’로 결론지었다.

앞서 비행하던 다른 훈련기 조종사가 경로 변경 통보를 하지 않았고, 관제사도 이를 파악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앞선 훈련기 통보 없이 경로 변경
뒤따르던 훈련기에 충돌 유발
공군, 조종사·관제사 등 문책키로

공군은 KT-1 훈련기 공중 충돌 사고 조사에서 이런 과실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당시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는 10초 간격으로 편대비행조 훈련기 두 대가 먼저 이륙했다. 35초 뒤 계기비행 훈련을 위해 다른 훈련기 한 대가 뒤따라 이륙했다.

먼저 선도비행하던 A훈련기 조종사(비행교수)가 구름이 낀 것을 보고 이를 피하기 위해 경로를 변경했고, 이때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경로변경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도비행 중이던 훈련기는 경로 변경 사실을 모르는 계기훈련 훈련기와 충돌하기 직전 급강하해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선도비행 훈련기를 따라 비행하던 편대비행조 B훈련기가 이 훈련기를 피하지 못해 상공에서 충돌했다.

당시 관제사도 훈련기들의 경로 이상을 알아채지 못했다. 사고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나 비상탈출장치 사출기 작동 결함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고, 순직한 비행교수들과 훈련조종사들은 충돌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선도비행을 한 비행교수와 관제사, 지휘관 등을 문책위원회를 통해 처벌할 예정이다. 이선규 기자 sunq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