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되는 보이차의 세계, 알기 쉽게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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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 회장

“보이차 애호가들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서 보이차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차의 세계가 어렵고 복잡한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윈난성의 차 생산지가 넓은 데다 산지에 따른 품종도 다양하고 채엽 시기, 제다 방법 등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 회장이 최근 <이근주의 보이차 이야기>(티웰)를 펴냈다. 중국 차 강의를 30년간 해 온 이 회장이 점점 대중화되는 보이차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출간했다. 보이차의 정의, 차 생산지 소개, 제다 방법, 보관 방법, 마시는 방법, 보이차에 대한 51가지 질문과 답변을 수록했다. 차에 대한 이론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책이다.

‘이근주의 보이차 이야기’ 최근 출간
제다법 등 51가지 질문·답변 담아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생활차가 제일

이 회장은 직접 저장해두고 마실 보이차를 만들기 위해 2001년부터 중국 윈난성 원시림을 방문했다. 윈난성은 중국에서 보이차를 100% 생산하는 지역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매년 3~4월 중국 윈난성을 방문했다. 방문할 때마다 15일 정도 머무르면서 현지인과 같이 잎을 따고 차를 만들었다. 이 회장은 중국 현지에서 만든 보이차를 보관하고 포장한 뒤 한국에 세금을 내고 정식 수입하고 있다. 오염 안 된 차를 직접 중국에서 만들어서 한국에 보급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보이차 중에 제일은 교목(10m 이상 크게 자란 나무) 고차수(수령이 300년 이상 된 차나무)이며 나무가 클수록 최고로 칩니다. 차나무가 땅속 깊이 뿌리내려서 지기와 자양분을 충분히 흡수해 신령스러운 기운을 간직하기 때문이죠.”

책에 실린 51가지 질문과 답변은 보이차에 대한 상식은 물론 보이차를 즐기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회장은 “보이차 찻물의 온도는 100도 끓는 물로 우려내고, 마시는 온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따뜻하면 좋다”며 “차 자체가 찬 성질이라 너무 식혀서 차게 마시면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남 고성 출신인 이 회장은 1977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활동을 하면서 차를 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1986년 부산 서구 암남동 ‘금당다우’에서 금당 최규용(1903~2002) 선생으로부터 차 수업을 들었다. 그 뒤 1991년 허주 보원 스님(경주 보림선원 주지)으로부터도 차를 배웠다. 이 회장은 1991년 보원 스님과 함께 한중차문화연구회를 설립했으며 32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한중차문화연구회 설립 목적은 한국과 중국의 차 문화교류입니다. 중국 윈난성, 저장성, 안후이성의 차 연구 학자들과 상호교류 세미나에 참석해 차를 품평하거나 제다 의견을 나눕니다. 중국 주요 차 산지도 둘러봅니다. 회원은 70~80명 정도입니다.”

이 회장은 2003년 부산 중구 대청동에 도림원을 설립했고 2008년 지금의 남구 대연동으로 옮겼다. 도림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일반인을 대상으로 녹차, 청차, 홍차, 백차, 황차, 흑차(보이차) 등 중국 6대 차에 대한 제다와 품평을 한다. 기본과정은 6개월이고, 사범과정은 2년이다. 지금까지 도림원에서 차 수업을 받은 사람만 500명에 이른다.

이 회장은 검도 9단으로 대한검도연합회 연수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대한검도회 도장을 운영했다. “다도와 검도는 정신적인 수련에서 일맥상통합니다. 차는 심신을 맑게 하고 기운을 북돋우죠. 검도도 심신 단련과 정신 수양에 좋습니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는 보이차를 많이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로 차들은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으나 잘 익고 부드러운 차는 언제 마셔도 좋습니다. 다반사라는 말이 있듯이 밥 먹으면서, 일하면서, 책 보면서, 운전하면서, 운동하면서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생활차가 제일입니다.”

글·사진=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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