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는 통과, 정호영은 낙마?… 복잡해진 ‘청문회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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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정국의 여야 셈법이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낙마 1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더해 정호영(보건복지부)·한동훈(법무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4일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이들의 거취 문제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문제를 연동하려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 한동훈·원희룡 사퇴 압박
총리 후보자 인준과 연동 움직임
국힘 “추가 낙마는 없다” 방어선
정 후보자 감싸기엔 변화 기류
해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 ‘파행’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한 후보자의 조속한 국회 인준을 촉구하며 엄호를 하는 동시에 추가 낙마는 없다며 방어선을 구축하면서도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특권 찬스 끝판왕 정호영, 검찰 소통령 한동훈, 법카농단 원희룡 후보자 모두 국민의 퇴장 명령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김인철 후보자보다 죄질이 나쁜 정 후보자는 버티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에 출근할 생각 말고,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자료 제출 부실과 불량한 답변 태도 등을 내세워 집단 퇴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복심’인 한동훈 후보자도 낙마 최우선 명단에 올려두고 9일 인사청문회를 잔뜩 벼른다. 민주당은 이날 당초 4일로 예정된 한 후보자 청문회를 9일로 미루며 자료 제출 등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와 전날(3일) 청문회 파행 사태를 겪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물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요주의 인물’로 찍어 둔 상태다. 정의당의 경우 지명 철회를 요청한 한동훈·정호영·김현숙 장관 후보자에 더해 한덕수·원희룡 후보자 역시 부적격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추가 낙마자는 없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전날 청문회 집단 퇴장에 대해 “도 넘은 갑질”이라며 “처음부터 낙마라는 답을 정해 놓고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집단 퇴장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책임 방기이자 퇴행적 정치 행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이틀간 열린 한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결정적 한 방이 없었던 만큼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호영 후보자를 두고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마냥 엄호만 하기는 어렵다는 기류도 있다.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 협조를 구하려면 민주당이 낙마 1순위 타깃으로 지목한 정 후보자를 ‘내줄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악화하는 여론을 뒤로한 채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관련 의혹에 대해 “이해충돌이자 이해 상충이고, 이는 공직을 수행하기에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신경전 끝에 오전 내내 파행됐다. 민주당은 병역면제 관련 자료 등이 부족하다며 자료 제출 완료 때까지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일단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추가 자료 제출을 조 후보자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정회했다.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취지는 공감하지만 피해가 확실시되는 어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나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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